「언니네 이발관」이라는 밴드 이름을 들었을 때, 그들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달콤한 사운드를 떠올리며 조건반사할 것이고, 그들의 이름만을 알고 있거나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흉악한’ 인디밴드를 생각할 것이다. 위악적인 밴드명에 비해 너무나 서정적인 음악으로 승부하는 그
이미지가 매개하는 인간의 기록과 커뮤니케이션은 다양한 영역에서 행해진다. ‘이미지’하면 흔하게 떠올리는 그림이나 사진의 형식은 단지 미술과 영화, 건축 같은 예술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인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과학 분야에서의 연구 및 교육에서 픽토리얼(pictorial) 이미지에 많은 부분 의존해왔다. 르네상스 이래로 숙련된 예술가는 의사의
‘말하기 쑥스러우셨다구요? 이제 저희들에게 마음껏 적어주세요’ 그 동안 마땅히 시간이 없어서 또는 곤란해서 하지못했던 이야기들을 마음껏 나눌 수 잇는 공간이 있다. 교내 화장실에 붙어 있는 일명 ‘낙서판’이 그 곳. 낙서판은 현재 △사범대 △문과대 △정경대 학생회 등에서 제작·관리하고 있으며, 사대신관, 서관, 정경관 뿐 아니라 홍보관, 종합생활관, 인문강
김대중 정부의 지난 5년 간의 경제 정책에 대해 경제 전문가 30인은 10점 만점에 평균 6.27점을 줬다. 김영삼 정권과 비교해 볼 때‘더 잘했다’는 응답이 17명으로 가장 많았고,‘비슷했다’는 응답이 8명,‘더 못했다’는 응답이 5명으로 조사됐다. 요컨대 이전 정부보다는 잘했지만 낙제점을 겨우 면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부분
가을이다. 때되면 꼬박꼬박 바뀌는 네 개의 계절을 가지고 있는 이 땅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가끔은 나도 모르게 신의 이름을 불러보곤 한다. 연신 부채질을 해대던 때가 엊그제인데 이젠 쌀쌀한 바람에 긴소매 옷을 찾는다. 우리에겐 가을의 전령사로 불릴만한 것이 여럿 있지만, 필자가 느끼는 가을 신호는 ‘바람의 풍경’이다. 보이지도 않는 바람에 무슨 풍경이 있느
2002년은 한국영화의 선구자 춘사(春史) 나운규(羅雲奎) 선생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춘사 나운규 선생은 21세 때 신극단 「예림회」의 회령공연을 계기로 영화계에 입단, 식민지시대의 민족 정신을 일깨우고자 1926년 우리 민족의 수난과 저항을 소재로 한 『아리랑』을 발표했다. 그의 대표작인 『아리랑』은 쇼트(샷)를 연결하여 새로운 의미를 창조하
‘부조리’란 말이 이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창(窓)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지 벌써 반세기나 지났다. 오랜 세월 축적된 인간의 역사에 대한 신뢰를 거두고, 허무적인 시선으로 삶의 부조리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류의 근대 체험은 근대의 기획이 문명화된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의 산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품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시대
자우림은 한국 록 음악계에서 드물게도 여성 프론트맨 시스템으로 롱런 중인 밴드이다. 김윤아의 주도로 이루어진 송라이팅은 그들의 1997년 히트곡 『헤이 헤이 헤이』로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어져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모던록의 범주 내에서 다양한 멜로디라인과 감각적인 수사법을 동반한 가사로 큰 인기를 얻어냈다. 폭넓은 지지보다는 특별한 마니아들을 많이 만들
‘여러분∼ 딸기스러운 하루 되세요!’ 여기서 말하는 딸기는 과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바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딸기’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주고받는 인사말이다. 이렇듯 캐릭터는 어느덧 나름의 매니아 층을 만들어 놓을 정도로 상품으로서 자리를 다졌다. 그런데 캐릭터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우리를 반영하는 또 다
최근 우리는 신용카드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각종 범죄와 사건 이야기를 매스컴을 통해 심심치않게 접하고 있다.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어쨌거나, 자신의 신용을 지키려고 악착같이 노력하는 사람이 많아서 생기는 현상이려니 하고 대충 넘어가도 되겠지만, 대부분의 성인들의 지갑 한쪽에 있는 그 조그마한 플라스틱 네모조각이 이 사회에 가져다주는 여파는 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