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헌에는 지진이 어떻게 표현돼 있을까.
지진활동이 활발했던 조선 초·중기의 <조선왕조실록>을 살펴보면 “중종 13년 5월15일 유(酉)시에 크게 지진이 있었다. 그 소리가 마치 성난 우뢰처럼 커서 인마(人馬)가 모두 피하고 담장과 성첩이 무너져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고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특히 삼국사기에는 지진이 일어나기 전, 자연현상과 동물들의 행동 변화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내해왕 34년 여름, 뱀이 남쪽 창고에서 사흘 동안 울었다. 자비왕 21년 봄, 밤에 붉은 빛이 땅에서 하늘까지 뻗쳐 마치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하였다” 위 기록에서 ‘붉은 빛’은 지진이 일어나는 지반내의 응력변화에서 기인한 전자장이 대기 중으로 방출된 것이다.

기록이 이처럼 상세한 이유는 옛 사람들은 지진을 단순한 지각운동이 아니라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주는 어떤 징조, 특히 왕권 교체의 징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옛 문헌에 기록된 역사지진의 빈도와 강도를 추정하면 현재 일어나는 지진의 일정한 패턴을 알아낼 수 있다. 이기화(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교수는 “기록을 통해 인명피해, 건물피해 등을 분석해 당시 지진의 규모를 알아낼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지진의 주기성 연구와 지진예지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특히 국내의 경우 지진에 대해 자세히 기록돼 있어 연구가 용이한 편이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