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회, 도시와 농촌을 연결해 거대세계화로부터 ‘진정한’ 공동체를 살려야 한다.”
대담 내내 Local food system과 공동체 회복을 강조했던 헬레나 호지. 김철규(문과대 사회학과)교수는 “그녀의 생각과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의 운영철학이 통한다”고 말한다.

생협은 소비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소비자협동조합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상업화되는 농업을 살리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농촌과 광산지역을 중심으로 1970년대 후반에 전국으로 확산됐다. 오늘날 한국 생협은 친환경 먹을거리 공급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를 되살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 동네를 밝히는 등대 - 지역 생협
한국의 생협은 주부들이 삼삼오오 모여 결성된다. 지역 생협은 보통 건강한 먹을거리를 판매하고, 믿을 수 있는 생활품을 공급하는데 주력한다.

한편, 생활재 판매나 개별주문·공급의 차원을 뛰어 넘어 조합원들의 모임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곳도 있다. 광명시에 위치한 ‘광명YMCA 생협’은 촛불이라 불리는 조합원 4~6명이 모여 하나의 등대를 형성하고 주 1회 모임을 갖는다.
촛불들은 생산지 방문, 농촌 나들이 등의 ‘활동 나눔’과 시사토론, 독서토론 등 ‘마음 나눔’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 모임에서 조합원들은 산지에서 배달된 채소를 나누고 생활품을 공동 주문한다. 모임에 참여하지 않은 촛불에게는 생활품이 공급되지 않는다.

광명 YMCA생협 박제훈 간사는 “생협 활동이 활발한 일본은 생협에서 시의원까지 배출했다”며 “지역의 주인인 생협 조합원들이 지역문제에 관심을 가져 주체적으로 건강한 지역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건강한 대학을 위해 - 대학 생협
대학 내에도 생협이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와 연세대학교를 비롯한 21개의 대학교에 생협이 운영되고 있다. 대학생협의 조합원은 교수, 교직원, 학생으로 구성된다. 보통 학내 매장을 외부에 임대하거나 학생식당, 서점 등의 매장을 직접 운영한다. 매장 운영으로 남은 이익을 장학금으로 조합원에게 돌려주거나 복지 시설에 재투자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학 생협이 할인점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박 간사는 “대학 생협이 생협의 본질에 다가서기 위해선 지역 농촌과 학내의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한다”며 공동체성 회복을 강조했다.
대학 생협은 건강한 생협을 위해 변화 중이다. 학생들의 참여가 높은 상지대학교 생협의 경우, 환경과 공동체에 대한 교육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생협은 식당에 공급되는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지를 정기적으로 탐방하고 매학기 책 벼룩시장을 연다.

한편 본교에서도 생협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고려대 생협 설립 준비위원회’는 2학기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김철규 교수는 “이익만을 위한 외부업체가 많은 본교의 상황에서 대학 내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움직임은 긍정적”이라며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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