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러 대학들이 한 목소리로 ‘학문 융합’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연계전공이나 협동과정을 이수하는 학생 수는 현저히 적고, 그나마 또한 몇몇 과정에 학생이 몰리고 있다.

연세대의 경우 가장 활발하게 운영 중인 디지털 예술학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연계전공이 이수 학생이 부족한 실정이다. 연세대는 3년마다 연계전공 프로그램을 평가해 졸업생 수나 커리큘럼 운영이 부실할 경우 그 연계전공을 폐지한다. 지난 학기엔 언어정보학과 동양고전학 연계전공이 폐지됐다. 이화여대도 마찬가지다. 2007년 1학기 미술사학 연계전공은 이수 학생이 326명으로 활발히 운영되는 반면 △자연과학과 철학(1명) △정보보호학(6명) △바이오인포매틱스(6명) 등 이수하는 학생이 20명 내외인 연계전공이 절반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대학들은 ‘학문융합’을 위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연세대 교무처 수업지원부 이진우씨는 “신촌캠퍼스에 융 · 복합프로그램을 개설하고자 노력하는 동시에 2010년 개교할 송도캠퍼스에 융 · 복합중심교육연구소 설치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세대는 BK21 사업단을 통해서도 학문융합을 추진하고 있다. UCT 융합서비스 연구개발 사업단은 도시공학과 정보산업공학이 연합했고, 커뮤니케이션 인터페이스와 문화콘텐스 사업단은 신문방송학과 영상대학원이 연합했다.

이화여대는 학문 융합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스크랜튼 대학’을 설립했다. 스크랜튼 대학에는 △문화연구(문학 · 사학 · 철학) △디지털인문학(공학 · 인문학 · 예술학) △사회과학심화(정치 · 심리 · 경제학) △생명과 과학기술(생명과학분야의 심화) 등 4개의 전공 트랙과 자기설계전공영역이 있다. 자기설계전공이란 학생이 개별적으로 원하는 전공분야가 있는 경우 스스로 전공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자신이 고안한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이다. 이는 최근 해외 대학에서 학문 간 연구가 활발히 일어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스크랜튼 대학 김혜숙 학장은 “미래사회에서는 융합적 사고를 통한 창조적 발전을 모색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라며 “스크랜튼 대학은 창의적이고 정교한 교육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의 경우 지난 3월 학문융합과 관련된 최근 추세를 감안해 <장기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융합분야에 참여하는 교수나 연구원의 교육 결과는 인사고과에 반영되며, 차후 세계적 수준의 융합분야 연구소를 설립한다. 또한 서울대는 수원 광교에 추진 중인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내에 ‘범학문통합연구소’를 신설, 내년 개원해 인문 · 자연과학 · 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중심기구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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