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이 창간 60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박물관에서 기념특별전을 하고 평소보다 두꺼운 특집호도 발간했다. 대학언론이 아니라도 60주년을 맞는 것이 예삿일은 아니니, 고대신문의 창간 60주년은 대학언론, 나아가 언론의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일이다.
그러나 기념특별전과 특집호를 보며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기념특별전에 전시된 과거의 고대신문은 현재의 고대신문을 이해하는 데에 어떤 도움을 주는 것이며, 특집호 1면에는 왜 한승주 총장서리의 축사가 담겨 있는 것인가.
화려한 기념특별전과 두꺼운 특집호를 마련하는 돈이 모두 어디에서 왔는가는 알 수 없다.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꾸려가는 공간의 대개는 학생회비나 교지대에서 비용을 얻고 그 사용내역을 밝힌다. 그러나, 학교를 다니는 3년 동안 고대신문이 이러한 절차를 밟는 것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고대신문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만, 고대신문의 발행인이 고대신문 편집국장이 아닌 고려대 총장이라는 것이다. 총장을 발행인으로 둔 상황에서 고대신문이 하는 이야기에는 보이지 않는 제약이 따르기 마련이라 생각된다. 어느 언론이든 필히 지켜져야 하는 편집권의 독립은 이같은 제약에서 자유로울 때 가능한 것이다. 그 전까지 고대신문이 지향하는 바인 ‘언론의 중립성’은 엄밀한 의미에서 ‘중립’이라 하기 어렵다.
고대신문 60주년 특집호에서 “[좌담] 시대는 변했다. 그렇다면 학보는?”이란 기사를 읽었다. 8개 대학 학보사 편집국장들이 모여 대학언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무엇보다도 고대신문이 대학언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여 반가웠다.
고대신문 편집국장의 말 대개에 동의했으나, 대학언론의 위기에 대한 돌파구가 고대신문 편집국장이 말하는 “설문조사나 정보제공, 실용적인 기사” 등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은 학우들로부터 순간의 관심을 얻기 위한 얄팍한 수에 지나지 않는다. 여전히 대학언론에게 중요한 것은 새로운 담론을 만들고 그것을 치열한 논쟁의 장으로 이끄는 것이다. 뒤늦게, 고대신문의 창간 60주년을 축하한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