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현재 매스컴, 인터넷을 통해 식품영양에 관한 정보가 범람하고 있어 올바른 정보와 잘못된 정보를 선별하는 소비자들의 능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이런 시점에 고려대학교에서 요리대회를 개최하여 음식과 건강에 대해 재조명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음식은 ‘맛의 기억’ 이라고 한다. 음식을 통해 함께했던 그리고, 함께하고 싶은 누군가와의 행복한 추억에 잠길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정성이 들어가고 상대방을 기쁘게 하기위해 재밌는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것이다.

한 나라의 문화를 대표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음식이라고 한다. 음식문화는 언어와 더불어 민족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나라마다 음식의 풍미가 다르고,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마다 식재료와 조리법, 맛과 빛깔의 차이가 있다. 중국요리에서 사천요리는 매운맛, 상해요리는 단맛, 북경요리는 짠맛으로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그 지역의 풍토, 산물 등에 따른 거주민들의 체질, 성격, 취향 등이 어우러진 정체성의 표현이다.

식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조리’라고 하는데, 엄밀히 말해 조리는 과학이다. 고기를 구울 때 어느 정도의 온도에 어떻게 구워야 육질의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조직(Texture)의 변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연구하는 것도 조리과학이다. 음식을 만들 때 조리의 과학적 원리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훨씬 맛이 살아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의 식생활 패턴은 양(量)적인 것에서 맛과 질(質),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로 변화하였고 청소년들의 취향도 점차 서구화되는 추세다. 이번 요리대회 참가자들의 출품작 또한 대부분 우리나라의 순수 전통요리보다는 퓨전화된 것들이었다. 특히 젊은이다운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대회진행 중에 보여준 참가자들의 열의와 이를 지켜보고 응원하던 학생들의 매너는 요리대회를 더욱 격상시켜주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음식을 만들 때 우리나라 전통의 조리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재현할 수 있어야 좋은 퓨전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점과 남은 식재료의 처리에서 식재료의 낭비와 음식 쓰레기, 환경오염을 생각하는 부분이 미흡했다. 끝으로 이 대회의 진행을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고대 신문사가 주최한 제 1회 교내 요리대회가 활성화되고 보완돼 계속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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