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580호 고대신문의 12면에 실린 ‘일단 즐겨봐, Electronica' 기사를 읽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평소 관심을 갖고 있는 소재였기 때문일까. 시선을 잡아끄는 멋진 디자인 때문일까, 쉬지 않고 기사를 읽어 내려갔다. 기사에서 일렉트로니카 장르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깔끔한 문체로 쓴 것도 좋았고 전문가들의 의견, 유명가수들이 추천하는 일렉트로니카 앨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한 것도 좋았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일렉트로니카를 ‘요즘 뜨는 음악’으로 다루는 게 옳은 것인지 의문스럽다. 개인적으로 일렉트로니카 장르가 대중화되고 트렌드세터들에 의해 주목받기 시작한지 꽤 됐다고 생각한다. 또한 쥬얼리와 빅뱅 등의 가수를 통해 국내가요계의 일렉트로니카 붐을 이야기했는데 유희열과 윤상 등의 가수는 좀 더 오래 전부터 일렉트로니카 고유의 매력을 잘 이해하고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렉트로니카 앨범 커버들로 멋진 디자인을 만들어냈는데 각각의 표지가 어떤 아티스트의 앨범인지 써 주었더라면 더 친절한 기사가 되지 않았을까.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듣다 보면 발랄함, 편안함, 우울함, 열정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기사에 소개된 뮤지션 이외에도 훌륭한 일렉트로니카 아티스트들이 많다.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는 국내 힙합레이블인 ‘마스터플랜’(한때 주석과 데프콘이 몸담았던 곳)에 소속된 뮤지션이지만 감수성 풍부한 일렉트로니카 음악으로 유명하다. 그는 듣기 편한 음악으로 영화와 광고에서 상종가를 쳤으며 세계적인 디제이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의 그룹 ‘코나(Kona)’를 모체로 한 밴드 W(Where the story ends)는 세련된 멜로디와 잘 짜인 구성의 완성도 높은 곡들을 들려준다. 록밴드 ‘시나위’와 ‘삐삐롱 스타킹’에서 활동했던 달파란은 록음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는 이유로 90년대 후반 밴드를 그만두고 테크노를 시작했다. 요즘 그는 디제이이자 영화음악감독으로서 수준 높은 일렉트로니카음악을 만들고 있다. 이 밖에도 국내 일렉트로니카에 대한 많은 사례가 나왔으면 더 좋은 기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일렉트로니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반가운 마음에 부족하지만 몇 자 적어보았다. 앞으로도 고대신문을 통해 좋은 기사를 많이 읽을 수 있길 기대한다. 

정호조(문과대 영어영문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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