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목) 존 후드(John Hood) 영국 옥스퍼드대학교(University of Oxford) 총장이 ‘21세기 대학의 현황과 전략’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가졌다. 존 후드 총장은 오늘날 대학이 당면한 도전에 대한 대응책을 △교육 △연구와 장학금 △우수한 인적자원 △기금 등의 분야로 나누어 강연했다. 다음은 강의 전문을 요약한 것이다.

(사진 = 기경민 기자)
옥스퍼드 대학의 규모와 조직은 최근 수십 년 간 눈에 띄게 변화했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로는 7000여 명이 넘는 대학원생과 연구에만 전념하는 연구 인력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이 변화는 연구 기금의 증대와 점점 전문화된 분야의 연구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요구에 따라 가능했다.

특히 교육에 있어서 옥스퍼드대의 차별화된 특징 중 하나는 튜터에 기초한 소그룹 교수법이다. 고비용 모델이긴 하지만 이 같은 접근이 타 대학과 비교할 수 없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교육은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독립적인 판단이 가능하게 하며, 진리를 구별해 낼 수 있는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현재 영국은 대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과학 분야의 지원이 굉장히 활발하다. 이것은 현실 세계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능력과 전문성이 대학에 있음을 인정한 결과다. 따라서 연구기금 조성이 원활하고 액수 또한 크게 증가했다. 앞으로 더욱 확대 지원할 분야로는 △학제 간 연구 △지적 재산권의 관리 △산업체와의 공동연구를 꼽을 수 있다.

최고의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교수와 학생, 연구원 및 행정가 등이 필요하다. 옥스퍼드의 경우 대학의 행정을 위해 산업체, 컨설팅 분야, 출판계, 학계, 방송, 법률 회사 등 전문화된 분야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수한 학자의 영입이다. 우수한 학자들은 동료들의 학문적 수준, 연구시설 및 기자재, 대학원생들의 자질, 연구지원기금, 자녀 교육, 주택 문제 등 전반적인 학문적 환경을 까다롭게 따진다. 이러한 환경의 조성 없이는 최고의 대학이 될 수 없다.

옥스퍼드는 또한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최고의 학생들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며, 그들의 배경에는 개의치 않는다. 영국의 교육 기관으로서 학생들이 뛰어난 영국인(유럽인)이 되도록 그들에게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중요한 책임이다.

현재 영국 및 유럽 대학생들의 등록금 수준은 매년 1인당 약 3000파운드(한화로 약 578만 4천원)를 크게 넘지 않는 수준에서 조절되고 있다. 정부 기금을 포함하더라도 이 등록금 수준으로 튜토리얼에 기초한 우수한 교육을 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옥스퍼드는 기금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부의 수준을 높이고 학자들의 숭고한 학구열을 지원할 자금의 원천을 채워주기 위해서다. 졸업생과 기부자의 재정적 기여와 효율적인 기금 관리 능력은 옥스퍼드가 세계 대학 가운데 최고의 대학이 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옥스퍼드는 보다 경쟁력 있는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발전 및 기부금 관리 조직을 개편했으며 투자기관과 이사회를 설립했다. 세계 최고의 미국 대학들의 자금 조달 성과에 상응하는 모든 수단을 사용하기 위해 옥스퍼드가 새롭게 시도하는 자금 조달 캠페인은 장학금 및 연구기금의 확충에 도움이 될 것이다.

투명하고 헌신적인 조직적 가치가 없다면 옥스퍼드는 학문적 공동체로서의 명성을 유지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문적 자유와 자율성의 보존이다. 학문적 자유란 진리의 탐구와 이해가 어떤 방향으로 이뤄지든, 어떠한 간섭이나 처벌 없이 학문 탐구의 규범과 기준에 따라 연구하고 교육하며 출판하는 자유를 의미한다. 학문적 공동체에 속한 우리 모두가 보존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가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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