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소형위성 발사체(KSLV-I)는 한 ? 러 협력 하 공동 개발 중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선 ‘한 ? 러 공동 개발’이란 단어 사용이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KSLV-I은 1단 액체로켓과 2단 고체로켓으로 이뤄진 2단형 로켓인데 우리 측은 그 중 핵심이 되는 1단 액체로켓을 러시아에서 그대로 사오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우리나라는 공동 개발에 우호적인 러시아에게 1단 액체로켓 개발 기술을 이전 받고자 했으나 지난해 기술보호협정(TSA)가 러시아와 우리나라 의회의 비준 절차를 마치면서 액체로켓 기술이전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기술보호협정(TSA)이란 자국의 기술을 보호하고 위성 발사체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담은 협약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KSR-III 액체추진 로켓을 개발해 액체로켓 기술을 일부 확보했으나 KSLV-I을 발사시키기엔 무리가 있다. 직경 1m, 길이 13m로 위성 탑재체를 포함하지 않은 KSR-III에 비해 KSLV-I은 규모면에서 약 3배정도 크고 위성 탑재체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액체로켓은 고체로켓에 비해 추진력이 강하고 발사 뒤에도 점화가 가능하며 가볍고 원하는 궤도에 위성을 정확히 진입시킬 수 있어 주로 1단용 로켓에 사용된다. 이에 반해 고체로켓은 이동과 보관이 쉬워 지상에선 군사용 미사일에 많이 사용되며 우주에선 2단, 3단용 로켓으로 쓰인다.

정부의 우주기술 개발 계획이 계속 미뤄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7년 한국형 발사체(KSLV-II)를, 2020년과 2025년 각각 달 탐사선(궤도선, 착륙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는 애초에 우리나라가 세운 우주기술 개발 계획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5년에 러시아와 공동으로 KSLV-I의 개발을 마치고 오는 2010년 KSLV-II를, 2015년에 KSLV-III를 자력으로 개발해 발사해야 한다. 이처럼 개발 계획이 미뤄진 가장 큰 이유는 액체로켓 기술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독자적인 로켓 발사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개발비도 점차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3125억 원을 투자해 지은 나로우주센터가 긴 공백 기간을 가지는 것에 대한 염려도 있다. 나로우주센터는 올해와 내년에 로켓이 발사된 후 2017년 한국형 발사체(KSLV-II)가 발사되기 전까진 별다른 발사계획이 없다. 이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측은 나로우주센터가 8년 동안 ‘휴업’에 돌입하는 것이 아니라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것이라 는 입장이다. 실제 2017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KSLV-II)에 실릴 위성의 무게는 KSLV-I의 위성보다 15배 더 무겁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위성의 무게와 크기가 증가함에 따라 발사체의 크기, 엔진뿐 아니라 이들을 우주로 발사시킬 발사대의 성능 향상도 필요하다”며 “KSLV-I의 발사는 나로우주센터의 발사대를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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