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교를 비롯한 서울대와 연세대 등 27개 대학의 의?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치전)이 신입생 1641명을 모집한다. 이는 작년도 모집인원인 640명과 비교했을 때 2배가 넘는 인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의과대학 중 66%가 넘는 대학이 의치전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의 국내 의치전 제도는 과도기 단계에 해당한다. 가톨릭대, 경희대 등은 학부생을 뽑지 않고 전부 의치전으로 전환했다. 반면 건양대와 한림대 등은 의치전을 개원하지 않고, 의과대로 학부생만을 선발한다. 본교와 서울대, 연세대 등 주요대학들은 학부와 의치전을 병행하고 있는 상태다.

의치전의 경쟁률은 2006년 2.36:1에서 2007년 2.99:1로 서서히 증가추세다. 의치전 전환을 거부했던 본교와 서울대, 연세대 등이 올해부터 의치전으로 전환함에 따라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올해부턴 그 동안 한 대학에만 지원할 수 있던 것과 달리 정시모집에서 가, 나군 두 학교에 지원할 수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의치전 열풍, 본교도 해당
본교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본교 이공계생(의과대 제외) 28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의치전 진학을 생각해 본적이 있나'는 물음에 53.2%의 학생들이 '있다'고 답했다. 의치전을 진학하고자 하는 이유엔 '현재의 전공보다 더 비전있을 것 같다'는 대답이 36.8%로 가장 높았으며 '학부를 의대로 진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26.3%로 뒤를 이었다. '졸업 후 의치전에 진학할 계획'이라 답한 학생은 전체 응답자의 24.5%(66명)이다. 또한 37.8%의 학생이 '의치전 진학을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공 수업을 의치전 준비에 도움이 될 만한 과목으로 수강한다'를 꼽았다.

특히 생과대와 보과대 학생들이 의치전 진학을 고려하는 비율이 특히 높았다. 생과대 50%, 보과대 37.5%의 학생들이 의치전에 진학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단과대의 응답률은 이공계 평균치(24.5%)와 최고 25%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다. 또한 생과대의 30.43%, 보과대의 43.49%가 '입학 당시부터 의치전을 염두하고 입학했다'고 대답했다. 공 모(생과대 08)씨는 "생과대엔 의학전문대학원 시험을 위한 선이수과목이 많다"며 "학문적으로도 의학과 가까워서 의치전 진학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진학했다"고 말했다. 학번이 낮아질수록 학부 전공을 의치전 준비와 연계시키고자 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공계 08학번의 경우 의치전 진학을 염두해 입학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2.5%로 전체 평균(17.1%)보다 15.4%포인트나 높았다.

의치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
이처럼 학생들이 의치전에 몰리는 현상에 대해 교수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공계 교수 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교수 사회에선 의치전 제도를 둘러싸고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존재했다. 의치전을 준비하는 학생들에 대한 교수들의 체감도는 10점 만점에 5.43으로 보통이었다.

50.6%의 교수들이 의치전 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의치전 제도로 인해 학문의 다양성과 폭 넓은 경험이 충족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간호대의 한 교수는 "타 학문 분야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지니게 돼 전인적인 의료인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생과대의 한 교수는 "생과대가 인기가 많아지면서 학생들의 수능 성적 커트라인이 많이 올라갔다"며 "의치전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인해 결과적으로 면학분위기가 조성돼 좋다"고 말했다.

의치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교수들은 의치전 제도의 운영과 더불어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기초학문 분야의 부실화(31%)와 전문인력의 부족(19.5%)을 꼽았다. 이과대의 한 교수는 "의치전으로 인해 기초과학 연구 및 학습에 소홀해질 것"이라며 "의치전으로 학생들이 몰리면서 대학 실험실의 우수 인력이 부족해질 것"이라 말했다.

대학의 입시학원화(28.7%)도 우려되는 점 중 하나다. 생과대의 또 다른 교수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입학하자마자 의치전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며 "생명과학계열이 의치전 진학을 위한 발판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의치전 제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의치전 제도가 본격적 궤도에 오르지 않은 만큼 대다수의 교수들은 의치전 제도에 대해 긍정적 평가(50.6%)를 하거나 판단을 보류(29.2%)했다. 공과대의 한 교수는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지원만 탄탄하다면 의치전 활성화는 바람직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과대의 또 다른 교수는 "의치전 제도의 과도기엔 몇 가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으나 제도가 정착되는 몇 년 후에는 원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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