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에너지 소비량 국내 대학 중 ‘3위’
본교 에너지 소비량 국내 대학 중 ‘3위’
  • 전혜원 기자
  • 승인 2008.07.28 21:07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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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를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어떨까? 지역 사회, 나아가 전 지구적인 환경 파괴에 우리는 얼마나 기여하고 있을까? 만약 입학 성적이나 취업률이 아닌 학생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학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본교는 과연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
 지난 24일(목) 학생회관 식당의 에어컨 온도는 희망온도 16℃. 여름철 실내 적정 온도인 26~28℃보다 10℃나 낮은 온도다. 학내 곳곳에선 이렇게 낮은 온도로 맞춰진 에어컨과 긴팔을 입은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사진=기경민 기자)

일반적으로 에코 캠퍼스(Eco-campus)란 ‘환경 친화적인 캠퍼스’로 정의된다. 이는 건물과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과 교직원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대학 내의 모든 영역을 재구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윤순진(서울대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교수는 “나무를 많이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수요를 자체적으로 줄임으로써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에 책임 있게 대응하는 것이 에코 캠퍼스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학은 과연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고 있을까. 국내 대학들은 최근 몇 년간 캠퍼스 규모를 확장해왔다. 그 결과 대학의 에너지 소비는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06년 에너지관리공단이 작성한 통계에 따르면 5000TOE(TOE : 석유 1톤을 연소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 이상을 소비한 190개 에너지 다소비 건물 중 23곳이 대학으로 나타났다. 이들 23개 대학의 에너지 소비량(24만 1859TOE)은 전체 190개 기관 에너지 소비량의 13.8%였다. 대학들 중에선 서울대(2만 9870TOE), 포항공대(2만 114TOE)에 이어 본교가 3위(1만 6998TOE)를 차지했다.

본교 시설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본교는 지난해 5831만 6819kWh의 전력과 425만 5957㎥의 가스를 사용했다. TOE 단위로 환산해 합하면 지난해 전기·가스로 소비된 에너지는 총 1만 7028TOE다.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관리공단의 탄소배출계수를 적용해 계산한 결과, 지난해 본교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무려 3만 4220톤에 달했다. 구성원 1인당 약 1.24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전력·가스사용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교의 전력사용량은 △2002년 3652만kWh △2004년 4596만kWh △2006년 5638만kWh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가스사용량 또한 △2002년 245만㎥ △2004년 392만㎥ △2006년 449만㎥로 크게 늘었다. 시설부 직원 김흥덕 씨는 “전력·가스 사용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은 신축 건물들의 소비량이 계속해서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본교가 정기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요금도 크게 높아졌다. 본교가 지난 2007년에 납부한 전기료는 41억 5000만 원(2002년, 33억 4000만 원)이고 가스사용료는 24억 5000만 원(2002년, 11억 3000만 원)이다. 이들을 모두 합하면 본교는 1년에 전기·가스 요금으로만 총 66억 원 이상을 지출하는 셈이다.

에너지 낭비로 인해 본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전기·가스 요금뿐만이 아니다. 본교는 매년 약 3억 원가량의 환경개선부담금을 별도로 납부하고 있다. 성북구청 환경관리팀 관계자는 “성북구 내에서 환경개선부담금을 가장 많이 납부하는 곳은 고려대”라며 “캠퍼스 규모가 크고 사용 인구가 많은 만큼 수도나 기타 연료의 소비량도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학들이 먼저 에너지 절약을 통한 환경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한다. ‘지구를 위한 시민행동’ 김지영 운영위원은 “대학들이 국내 에너지 소비 부문에서 상위를 차지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처럼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조직을 만들어 에너지 소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순진 교수는 “연구기관이자 교육기관으로서 대학이 갖는 사회적 파급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본교도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 △엘리베이터의 운행 횟수 감소를 유도하고 △정부의 하절기 권장온도인 27℃를 유지하며 △건물별 에너지 사용량을 포털사이트에 게재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교내 가로등 조명 △복도조명 △화장실조명 등을 격등 운용하고 경관조명은 소등하는 등의 조명 통제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오는 2학기엔 강의실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수업 시간에만 냉난방 시설이 가동되도록 할 예정이다. 시설부 직원 김흥덕 씨는 “이러한 방침이 잘 지켜진다면 해마다 드는 에너지 비용을 약 10% 가까이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본교는 외부 업체에 에너지 진단을 의뢰해 문제점을 개선,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 입찰을 거쳐 (주)에너지관리기술을 교내 에너지 진단 용역으로 최종 선정한 상태다. 김규혁 관리처장은 “지속 가능한 캠퍼스는 대학이 더 이상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목표”라며 “구성원들의 호응 없이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우니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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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mine 2008-08-03 16:53:09
온도가 계속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온도가 내려가는 동안 촬영한 것입니다.

흐음 2008-08-02 22:14:05
16도로 설정된 상태에서 시간별 온도추이는 살펴보셨나요????
아랫분 말씀대로라면 시간이 지나도 온도가 내려가지 않아야 하는데...
온도가 계속 내려간다면 그게 문제겠죠...

아니면 공간이 큰데 비효율적인 냉방시스템을 문제삼던가요~

2008-08-01 14:36:41
현재 온도는 24도/ 에어컨 근처의 온도가 그정도면 에어컨과 먼 자리는 26~30도 정도 될 것이란걸 추측할 수 있습니다. 저렇게 낮은 온도로 맞춰야 하는 것은 넓은 공간에 비해 에어컨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에어컨을 적절하게 군데군데 배치하고 26도로 맞추는 것과 적게 설치하고 세게 틀어서 평균온도 26도를 맞추는 것, 큰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희망온도와 실내온도를 모르는지 아니면 자극적 제목을 원한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