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적용된 본교의 이중전공 제도는 1998년부터 시행됐으며, 04학번부터 의무화됐다. 본교 뿐 아니라 전국 4년제 대학의 대부분이 이중전공 또는 복수전공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중전공이 졸업을 위한 필수 요건인 지금, 학생들은 이중전공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본지는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본교생 279명을 대상으로 ‘이중전공 만족도’설문을 실시했다.

81%, 자신의 이중전공에 만족한다
본지가 실시한 이중전공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현재 당신의 이중전공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81%가 매우 또는 약간 만족한다고 답해 현재 이중전공을 하는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하는 이유에 대해 △하고 싶던 학문을 할 수 있어서가 39.4%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전공이 아닌 학문도 깊게 배울 수 있어서(32.7%)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에(19%)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서(4.9%) △자격증 획득을 할 수 있어서(1.3%) 순이었다. 국제학부를 이중전공하는 홍지연(사범대 영교과 07)씨는 “현재하고 있는 이중전공이 평소 관심 있던 분야였기 때문에 즐겁게 공부하고 있다”며 “전공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중전공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중전공제도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도 19%로 조사됐는데, 가장 큰 이유가 △생각했던 학문의 내용과 차이가 있어서(27.1%)였다. 이 외에도 △적성에 안 맞는데 의무제라서(21.2%) △취업 등 사회 진출 시 기대보다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돼서(17.6%) △커리큘럼이 부실해서(15.3%) △본 전공 학생과 차별적인 강의 때문(9.4%)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의 이중전공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엔 △관심 있던 학문이어서(62.7%)라는 답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24.6%)였다. 이어 △합격 가능한 학과일 것 같아서(5.1%) △학사과정을 마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2.5%) △현재의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2.2%) 순이었다. 또한 이중전공을 선택하는 동기는 단과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타 단과대에서 문과대를 이중 전공하는 학생들의 경우, 70% 이상이 '관심 있던 학문이어서'라고 답한 반면, 경영대 이중전공을 하는 학생들은 40% 이상이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이중전공 의무화와 배정방식엔 만족 못해
한편 ‘이중전공 의무화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53.1%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이유의 91%가 '강제성을 띄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중전공 이수 요구 학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70.2%가 '8학기 내에 이수하기엔 벅차다'고 답했다. 실제 답변 중에는 △이중전공 학점을 채우기 위해 교양수업을 포기해야 해 아쉽다거나 △졸업까지 학점을 채우기 위해 이중전공에 매달려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답변이 있었다.

이 외에도 △이중전공 제도에 대한 정보 부족 △이중전공생이 늘어남에 따른 강의·강의실이 부족하다는 불만과 △오리엔테이션을 통한 교수와 학과생과의 교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특히 세종캠퍼스 학생이 안암캠퍼스로 이중전공을 하는 경우 변한 낯선 환경 때문에 초기 소외감을 느낀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국사학과를 이중하는 민성희(인문대 사회학과 07)씨는 “처음엔 어디에서 프린트를 할 수 있는지 조차 몰라 당황했다”며 “학생들을 위한 안내 책자나 적응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중전공배정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학점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답한 학생은 26.2%였다. 약 70% 이상의 학생들이 △학점과 각 과에서 출제한 자체 평가방식을 혼용해야 한다(45.9%) △각 과에서 출제한 자체 평가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24.4%)고 답해 현재 이뤄지는 배정방식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문대 곽 모씨는 “학점에 제약을 받아 자신이 하고 싶은 학문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이중전공 제도가 본래의 취지를 살리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형학부 △법학과 △언론학부 △국제학부 △경영대를 제외한 나머지 단과대는 대부분 학점으로 이중전공을 배정한다. 그 이유에 대해 학적수업지원팀 관계자는 “인기학과의 경우 학생들이 몰리는 경우가 있는데 적정 인원 유지를 위해서는 성적으로 선정하는 것이 가장 공평한 방법이라 논의됐기 때문”이라며 “만약 선발방식이 바뀌게 되더라도 면접 비율이 늘어날 수는 있어도 1차에서 성적으로 선발하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다른 학교에선 어떻게?
대부분의 대학에서 이중전공 또는 복수전공 제도를 택하고 있지만 의무화 돼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은 학생 자신의 선택에 의해 이중 또는 복수전공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연세대와 경희대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본인의 선택에 의해 각각 이중전공 또는 복수전공 제도를 택할 수 있다. 한동대의 경우 복수전공 제도가 의무화돼있긴 하지만 학생들에게 학과를 선택할 기회를 준다. 전공 배정은 성적과 상관없이 본인이 희망하는 학과로 배정된다. 학점을 모두 이수하면 선택한 전공이 모두 인정된다. 강원대의 경우 복수전공은 선택이지만 정해진 학점만큼 성적에 관계없이 자신의 원하는 타 학과의 수업을 듣도록 의무화한다.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느끼는 이중전공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으나 소소한 부분에서는 개선돼야 할 부분이 아직도 많았다. '다방면의 지식을 쌓기 위한 학문간 교류의 증가'라는 취지를 살려 이중전공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선 △강제성보다 자율성에 맡기는 제도 확립 △8학기 내에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현실적인 조치 △학생들이 겪는 애로사항 고려 △타과생에 대한 차별 문제 등이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보인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