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교의 응원석엔 관현악단이 자리해 연주한다.

‘소케이센(早慶戰)’은 와세다대와 게이오대의 라이벌전을 일컫는 말이다. 양교의 협의 하에 1년에 한번 열리는 우리의 고연전과는 달리 리그 대진에서 만나는 날이 양교의 자존심을 건 스포츠 축제가 된다. 레가타(요트경기)와 럭비 등 다양한 종목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야구다. 야구 소케이센은 도쿄 내 6개 대학이 모여 펼치는 야구 리그전인 'Big 6 game’에서 펼쳐진다. 연중 봄과 가을 두 차례 이루어지며 특히 봄 경기는 ‘춘계 소케이센에 가지 않으면 와세다대 학생이 아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큰 이벤트다. 인기가 있는 만큼 티켓 구입은 서둘러야 가능하고, 내야에 마련된 학생석의 가격은 500엔이다.

내야에 마련된 학생석에는 관현악단과 응원지도부가 자리해 전체적 응원을 리드한다.

야구장을 찾은 지난 2일(일)은 게이오대와의 야구 3연전 중 두 번째 경기였다. 전날 경기에서 ‘손수건 왕자’로 잘 알려진 사이토 유키(斎藤佑樹) 선수가 와세다대의 선발 투수로 등판해 활약하며 3대1로 승리한 덕에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관중석에서 전날 와세다대의 승리 소식을 다룬 스포츠 신문을 읽고 있다. 야구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대학야구가 꽤 비중있게 다뤄진다.

와세다대는 주로 수건과 종이로 접은 메가폰을 사용하여 응원을 펼친다. 그리고 경기 내내 응원을 진행하는 우리와는 달리 공격 시에만 모두 일어나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친 뒤 수비 시에는 조용히 앉아 경기를 관전한다. 단지 위기를 맞거나 실점을 했을 때만 투수의 이름을 연호하며 파이팅을 외친다. 응원단과 함께 모든 학생들이 노래와 율동을 하는 우리의 문화와 달리 이들은 단상의 치어리더팀이 응원을 이끌고 학생들은 거기에 맞춰 구호를 외치는 정도이다. 음악부에도 큰 차이가 있다. 우리는 기타와 드럼을 사용하는 락 밴드가 연주를 하지만 소케이센 경기에는 양교의 관현악단이 자리한다.

와세다대의 공식 응원단인 Big bears가 구호를 외치며 율동을 하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독일에서 온 교환학생 칼 모셀(Carl moser,와세다대 국제교양학부07)씨는 어느새 두 번째 야구경기장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독일에는 야구가 인기 종목이 아닌데 작년에 본 소케이센 경기 분위기와 응원 문화가 너무 좋았다”며 “게이오대와의 라이벌전이 오랜 전통이라고 들었는데 와세다대 학생으로서 이런 이벤트에 꼭 참여하고 싶었고 여러 동아리들이 모여서 응원하는 모습이 신선하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에 쓰레기 봉투를 이용한 응원이 있다면 와세다대에는 수건을 이용한 응원이 있다.

이날 경기는 비록 9대3으로 패했지만 와세다대는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만난 와세다대 공식 응원단 Big bears의 한 멤버는 “이기고 지는 것에 상관없이 항상 열성적으로 와세다를 응원하는데서 기쁨을 느낀다”며 “소케이센은 정말 특별한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글,사진=곽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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