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신문 칼럼에서 <베토벤 바이러스> '강마에'에 관한 칼럼을 읽었다. 내용은 독설가의 이미지인 그가 어떻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느냐에 관한 내용이었다. 칼럼리스트는 '강마에의 독설이 현재 침체되어 있는 한국사에 자극제 역할을 해주었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요즘 시대를 대표하는 강마에는 고고미술사학과에도 있다. 고고미술사학과 강마에는 학생들에게 '정마에'로 불리는 정운용 교수님이 그분이다.

정운용 교수님은 고고미술사학과 전공필수인 '유적답사' 과목을 맡고 계신다. 이 과목을 통해 학기 말 답사하는 지방에 대한 사전 조사와 연구를 통하여 그 지방의 역사를 고고학 · 역사학 · 미술사학 등 이런 접근을 통해 조사보고서와 연구보고서로 작성된다. 그리고 매 주 자신들의 보고서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것도 연구 보고서라고 해서 올린 겁니까?, "멍.청.이.", "자네들의 발표 잘 들었네요, 엉터리로 하는 것도 힘든데 수고했어요."

다음 발표자들의 마음은 지적받지 않는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낮과 밤이라는 보이지 않는 시간의 경계선도 잊고 발표 한 시간 전까지 첨삭과 수정이라는 끝나지 않는 기나긴 사투를 벌인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발표 후 질의응답시간에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11월 말 유적답사 수강생들은 2008 추게답사지방인 전라남도로 떠났다. 비록 교수님께 지적당한 부분이 많은 허점투성인 보고서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학생들은 무적전사가 되어있었다. 청자박물관에서는 청자와 관련된 문제로 학우들과 토론하고 오래된 사찰에서는 사찰과 관련된 역사에 대해 고찰해 본다.

물론 강마에 같은 교수님의 지적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누군가는 교수님의 지적을 독설로 들렸겠지만 유답생들은 지적으로 듣고 문제점 보완에 나섰다. 또 누군가는 독설로 들렸기에 의기소침 했겠지만, 유답생들은 오히려 당당하게 교수님의 지적에 맞서 반론을 펼쳤다.

2박 3일 빡빡한 답사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다음날 유적 답사 포탈에 교수님으로부터 작은 선물이 올라 와 있었다. 모두들 빡빡한 일정에 지쳐 집으로 돌아가 일찍이 잠을 청한 날, 교수님은 학생을 향한 마음으로 밤새 사진을 정리하고 올려주신 것이다. 겉으로는 차갑게 대해주셨더라도 속으로는 항상 학생을 향하고 계셨던 것이다.

교수님 한학기 동안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고고미술사학과 유적답사생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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