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입학처가 지난달 26일(목)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입시 공정성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입학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교 등급제 △특목고 우대 △입시 업무의 행정상 실수 등 본교 입시를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태열 입학처장은 “제기된 의혹에 대한 특별 조사팀을 구성해 확인 작업을 벌였으나 문제가 없었다”며 “해명이 늦어진 것은 입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학교가 논란의 중앙에 서면 진행 중인 또 다른 학생의 선발에 차질을 야기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 밝혔다. 한편, 복잡한 전형 방법과 절차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점은 인정하고 시정을 약속했다.

본교 입시에서 의혹이 제기된 부문 중 하나는 학교 간 또는 학생 간의 등급 역전 현상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교과 성적의 보정작업에 의한 당연한 현상’이란 입장을 밝혔다. 본교의 교과영역 평가엔 각 학교의 내신을 표준화하는 과정을 거쳐 산출된 ‘조정등급’이 적용된다. 그 결과 실제 전형에 적용된 등급은 학생들이 알고 있는 원등급과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문제가 된 보정상수 알파(α)값과 케이(k)값의 결정 방식도 공개됐다. 본교는 케이값이 전체 지원자의 석차등급을 일률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기준이며, 알파값은 그 조정폭을 제어하는 상수라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이는 학교 규모와 성적 편차로 인해 생기는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수식의 일부”라며 “어떤 학교든 공정하게 판별되도록 보정을 하다 보니 표준화 작업이 복잡해진 것”이라 밝혔다.

비교과 영역에 대한 의혹도 해명했다. 본교는 수시 전형의 목표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있으며 학생부에 담긴 정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수 학생을 선발했다고 주장했다. 반영비율이 다르게 적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도 비율은 공지된 것과 같이 교과영역 90%, 비교과영역 10%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본교는 해명자료를 통해 “고려대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대부분 교과 성적이 우수해 비교과 영역상의 미세한 차이로도 당락이 달라질 수 있다”며 “일부 학과의 경우 점수분포가 거의 만점 부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10%가 큰 차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본교는 △원등급이 낮은 일반고 학생이 합격하고 원등급이 높은 외고 학생이 불합격한 사례 △유사한 등급에서 일반고 학생이 합격하고 외고 학생이 불합격한 사례 △외국어고 평균 합격률보다 높은 일반고 명단 등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날 본교는 의혹 해소의 열쇠가 될 교과· 비교과의 실질반영율과 기본점수, 비교과의 점수반영항목 등을 밝히지 않았다. 서울진학지도협의회 조효완 회장은 “고교등급제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인정한다. 비교과로 우수 학생을 판단하는 의도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알파값과 케이값의 정확한 수치 등 공개하지 않은 항목을 투명하게 밝혀야 의혹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에 학교 측은 "실질반영률 등의 공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다만 한국대학교육협회(이하 대교협) 또는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정식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오전 대교협은 이사회를 열고 “고려대의 입시 논란에 대해 대학윤리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 고교등급제는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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