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계’가 100.5℃를 가리켰다. 지난 1월 31일에 종료된 ‘희망2009-나눔캠페인’의 모금액이 당초 목표액이던 2085억원보다 11억원 많은 2096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2007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06년 사이에 1~3회 가량을 기부한 사람은 89.8%에서 69.7%로 감소했지만, 12회 이상 기부자는 3.4%에서 6.5%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강철희(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제가 어려울 때 오히려 사회 구성원들이 기부나 봉사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현상은 여유가 있는 중산층 이상의 개인과 기업 등의 적극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 말했다.

한국사회 전반에 걸쳐 기부를 생활화 사람이 늘고 있지만 본교생은 대부분 기부를 하지 않거나 기부 횟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본교생 2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1년에 얼마나 자주 기부를 하냐’는 질문에 본교생의 32.8%가 한 번도 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32.3%가 1년에 한 번 이상 기부한다고 답했다. 기부 금액을 묻는 질문에도 1년에 1만원 이하를 기부한다는 답변이 59.7%로 가장 많았으며, 1만원 이상~5만원 이하라는 응답이 28.6%로 뒤를 이었다. 1년에 50만 원 이상 기부하는 사람은 1.6%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하듯 본교생의 85.2%는 자신이 충분히 기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14.8%만이 자신이 충분히 기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충분히 기부를 하지 않는 이유는 ‘기부금이 어디로 쓰일지 모르는 불신감 때문’이라는 답변이 38.1%로 가장 많았고, ‘기부를 어떤 경로로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답변이 17.3%로 뒤를 이었다. 해당 설문 결과에 대해 이홍직(강남대 사회복지학부)교수는 “현재 국내 사회복지법인 중 회계정보를 공개하는 곳이 매우 적은 편”이라며 “모금을 주관하는 기관이 기부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 미리 투명하게 공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기부를 어떤 경로로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답변이 많은 이유는 편리하게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만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지적했다.

한편, 본교생은 기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적 책임감(52.7%) △개인적 행복감(24.5%) △동정심(12.7%) 순으로 응답했다. 또한 주로 기부를 하는 방식으로 △구제군 등과 같은 길거리모금 (49.2%) △유니세프 등과 같이 특정기구를 통한 모금(16.6%) △ARS(12.7%) 등이 있었다. 강철희 교수는 “학생들이 즉흥적으로 기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나타내는 결과”라며 “즉흥적 기부활동이 중요하긴 하지만 학생의 자세에서 ‘탤런트 기부’와 같은 지속적이고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기부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은 까닭에 대해 김규수(대구대 사회복지학과)교수는 “다양한 모금처의 발굴이 부족하고 기부문화에 대한 교육이 부재하기 때문”이라 말한다. 김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어려운 사람을 돕고 살아야한다는 의식이 부재한 것은 우리 사회에서 기부문화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요즘 들어 자원봉사의 중요성 등이 부각되지만 이러한 활동을 장려하는 것뿐만 아니라 해당 사항의 필요성과 방법 등에 대한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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