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우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대상, 쇼바이벌 우승에 이어 이번엔 라디오 사상 처음으로 4인 DJ 진행까지. 연세대 합창단에서 만나 지금은 대중들에게 달콤한 화음을 들려주고 있는 스윗소로우(Sweet Sorrow)의 네 멤버와 따뜻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대학생활은 어땠나. 4명 모두 합창 동아리 글리클럽(Glee Club) 출신이라고 알고 있는데.
인호진(이하 호진) 그 때만해도 지금처럼 공부하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특히 공대생인 멤버 둘은 한번 뒤처지고 나니 포기가 빨랐고.(웃음) 학창시절 생각해보면 글리클럽에 대한 기억이 제일 많아요. 봄·가을에 각각 축제·정기연주회가 있어 준비하느라 바빴죠. 매주 주중에 모여서 연습하고 주말엔 이화여대 합창단과 혼성연습을 했어요. 방학 땐 뮤직캠프라고 해서 이대합창단과 같이 놀러가기도 했고요.

고연전, 아카라카 등의 행사 참여는?
김영우(이하 영우) 고연전? 그게 뭔지 잘 모르겠네.(웃음) 연고전은 많이 했어요.
송우진(이하 우진) 1학년 때 한총련 사태 때문에 연고전이 없었어요. 2학년 때 1년동안 기다린만큼 비가오는데도 미친 듯이 놀았던 기억이나요. 나중엔 아카펠라팀을 만ㄷ르어서 연고전 때 야외공연을 하기도 했어요.
호진 참살이길에서도 공연했었어요. 응원가를 엮어서 아카펠라로 하는데 엘리제를 하는 순간 난리가 났죠. 사람들이 신기해하면서 같이 어울리는데 굉장히 감동적이었어요.
영우 고대 합창단과 교류한 적도 있어요. 행사 끝나면 양쪽 합창단원들 다같이 어깨동무하고 노래 부르고 그랬어요.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콘서트를 했다.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은데.
호진 정말 감개무량했죠. 가수라는 꿈을 이루고 모교에서 공연을 했다니. 앞으론 노천극장에서도 우리 콘서트를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고대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공연하고 싶고요.

음악을 하면서 친구들이 취직하는 모습을 보고 불안하진 않았나.
우진 친구들 한창 취직할 때 한동안은 친구들 모이는데 안 갔어요. 어느 회사가 좋은지, 초봉은 얼만지 이런 얘기를 하는데 할 말이 없으니까 피하게 되더라고요. 지금도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 월급 들으면 짜증나긴 해요.(웃음)
영우 선택을 어떻게든 해야 하는 시점부터 조금씩 다르게 나아가게된 것 같아요. 수요문화제라고 수요일마다 학관 앞에서 공연이 열렸어요. 1, 2학년 때부터 저는 거기서 노래하는 모습이 멋져보였는데, 제 친구들은 그냥 지나쳐서 도서관에 들어가더군요. 그 친구들은 도서관에 가면서 자기 꿈을 생각했겠죠. 그 친구들의 연봉이나 안정적인 면이 부럽기도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밀고 나가는데 포기하는 것들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봐요.

지금의 대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영우 여행하면서 자진해서 혼자가 되어봤으면 해요. 견문을 넓히는 건 TV로 보는 것과 비슷하지만, 다양한 일을 겪으며 스스로 어떤 것에 행복해하는지 어떤 걸 진짜 싫어하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그 경험 없이 사회에 나가면 시스템이 이렇구나, 순응하는 방법밖에 모르게 되는 것 같아요. 스스로 얻은 것만이 쌓여서 나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우진 요즘 책을 읽으며 내가 대학생 때 알았어야 하는 것들을 왜 이제 보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대학생들이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누구보다 잘 아는 것 같지만, 더 좋은 세상을 위해서도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성진환(이하 진환) 최근에 1학년들과 같이 수업을 들었는데 후배들이 이런저런 것을 귀찮아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인터넷이 너무 발달해서 아이들이 호기심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좀 더 몸으로 부딪쳤으면 좋겠어요.

많은 라디오 프로그램의 고정게스트를 하다 이번엔 직접 DJ를 맡게 됐는데 소감을 듣고 싶다.
호진 우리 팀은 뭘 해도 서서히 올라가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우리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카펠라로 시작하는 오프닝이나 선곡 스타일도 우리의 색깔을 잘 찾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진환 일단 지금은 저희끼리 너무 재밌어요. 새로운 걸 해나가고 있다는 기쁨이 크거든요.
우진 음악에 있어서든 다른 것에 있어서든 우리는 규정짓는 것을 싫어해요. 그래서 10대만 듣는 방송, 이런 것보단 다양한 사람들을 어우를 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라디오 게스트를 하면서 평소 좋아하던 가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나?
우진 (이)문세 형이 요새 하고 계신 아침방송에 가끔 불려가곤 해요. 내색은 안 하지만 솔직히 아직도 만나면 조금 떨려요. 매일 ‘별이 빛나는 밤에’의 문세 형 목소리를 들으면서 컸으니까요.
진환 저는 ‘봄여름가을겨울’ 선배님들이 제일 인상에 남았어요. 어렸을 때 좋아했던 활기 넘치는 가수들을 관록의 경지에 접어든 선배님으로 만나는 느낌은 말로 형용할 수 없어요. 그런 선배님들에게 음악적으로 인정받는 게 믿어지지 않을 때도 많아요.

스윗소로우에게 라디오란?
호진 자유. 사람들과 앨범이나 공연, 인터뷰로도 만나지만 라디오에선 더 자유롭게 우리의 이면을 보여줄 수 있죠. 편집이 있고 캐릭터를 잡아야하는 TV와는 달리 시간이 여유롭게 허용돼있어 저희와 더 잘 맞고요.
우진 늘 우리는 DJ가 된 것에 대해 ‘우리 집이 생긴 것’이라고 말해요. 집이 있으면 초대를 해서 우리가 맛있는 요리로 대접할 수 있는데 저희한텐 그게 음악인 거죠.

앞으로 스윗소로우는 어떻게 나아갈 생각인가?
호진 스윗소로우를 통해 꿈을 하나씩 이뤄가려 해요. 우리는 그걸 ‘스윗소로우 프로젝트’라고 부르죠. 지금까진 잘 해오고 있는 것 같아요. 1집을 냈고, 공연도 쭉 하고 있고,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같이 작업도 해봤고, 그 와중에 라디오DJ도 됐고.
우진 우리는 이왕이면 나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커다란 꿈을 갖고 있어요. 계속 그렇게 살 수 있는 여력이 됐으면 좋겠어요.

연대생이 보는 고대는 어떤 학교인가?
영우 김연아?(웃음)
호진 저는 더비문화를 좋아해요. 내가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다는 운명적 느낌이 생기거든요. 제3자가 볼 땐 꿈틀대는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을 받고요.
우진 고대하면 연고전에서 응원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우리가 각자 신나게 노는 분위기라면 고대는 진짜 끈끈하게 뭉친다는 느낌이에요.
진환 그런 것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같이 있을 때 나오는 에너지.
영우 선의의 경쟁자? 처음에 연고전, 고연전 하면서 티격태격하지만 사실 그런 얘긴 연대생, 고대생이 아니면 할 수도 없는 거잖아요. 게임이 안 되면 맞수가 될 수 없기도 하고. 두 학교가 서로 WIN-WIN하는 관계로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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