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이면 뒷통수 치는 농담으로 사람을 잘 놀리던 한 선배가 올해 군인의 신분으로서 듣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나 이라크 파병에 지원서 냈다”

이라크 파병문제가 한참 화두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군인에게 이라크 파병 지원서는 한번쯤 유심히 검토해 볼만한 매력적인 조건이었을  것이다. 파병에 지원해서 선발 될 경우 군 복무기간에서 3개월을  줄여 주고 높은 액수의 월급까지 지원해 준다. 이러한 조건 때문이었을까? 군인들은 이에  매우 높은 호응을 보였다. 마감된 파병지원율을 보면 2.7대 1에 육박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지난달 31일 강원도 경실련 강당에서는‘이라크 전쟁 중단과 한국군 파병을 반대하는 예비역 7백명 선언’이 있었다.

반면 지난달 28일에는 여의도에서 해병 전우회가 주최한 ‘파병찬성궐기대회’와 같은 파병을 지지하는 모임을 갖기도 했다.

이처럼 상반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정작 이라크 파병의 대상이 되는 군인들은 이라크 파병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사회는 관심이 거의 없다. 군내에서는 이러한 이라크 파병문제로 토론을 하거나 교육을 시키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단지 좋은 조건을 내세워 그들이 전장에 나서기를 유도할 뿐이다.

파병에 자원한 군인들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든 미국을 지지해서든 파병을 위한 미끼를 던져 무고한 군인들의 희생을 낳는 일은 옳지 못하다.
지난 2일, 파병 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
 
이를 보며 파병 결의안이 단지 만우절의 농담으로 끝나기를 바랬던 사람들은 지금도  나라에 ‘속은’기분이 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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