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을 맞이하여, 지난 1616호(5월 18일자) 고대신문을 장식한 학생운동 기획기사를 매우 흥미롭게 탐독했다. 학생운동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각 세력들은 어떠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길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획이었다.

6.25 이후, 우리 사회는 반공이라는 이름 아래에 급속히 우경화된 이데올로기 체제 속에서 살았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 진보를 이야기하며 이 사회의 변화를 주도해 온 대학교 학생운동의 의의는 매우 크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학생운동이 퇴보한 것은, 운동권이 자기모순에 빠졌기 때문이다. 진보적이고 민주적이어야 하는 운동권이 계파와 정파에 따라서, 선배와 후배에 따라서 경직되고 비민주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권력을 악용하여 개인적인 이권을 챙기거나, 권력의 유지를 위해 부정선거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학생 운동 활동을 정계 진출을 위한 경력 쌓기로 여겨온 이들도 존재했다. 학생들을 계몽시켜야할 무지몽매한 대상으로 여겨 온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사회와 연대하고, 필요할 때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대학교라는 상아탑이 사회에 대해 지고 있는 책임이다. 그러나 학생 운동은 변화해야한다. 이미 변화하는 세상 속에 NL-PD론은 급속히 분해되었고, 담론의 수준에서도 소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데이 전야제를 따로 개최하는 등 학생 운동권 내에서는 여전히 NL-PD간의 알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다툼은 오히려 학생 일반 대중의 불신과 혐오만 불러일으켜 더욱 학생운동세력과 이들을 유리시킬 뿐이다.

정치와 사회에 무관심해져 버린 20대 대학생들을 끌어안고 이들과 함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운동권 스스로 끊임없는 자기비판과 함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동시에 학생들은 운동권-비운동권이라는 언어 프레임에 갇힌 이분법적 사고에서 탈피하고, 색안경을 쓴 채로 학생운동을 바라보길 그쳐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학생운동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운동권-비운동권을 운운하며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 운동을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학생들에게 올바른 사실과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언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대학교 내 학생 사회가 변화하여 지금까지의 폐해에서 탈피하는데 고대신문이 기여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에 계속해서 눈을 돌리지 않는 고대신문이 되기를 바란다.

곽우신(언론학부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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