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 감독 시절의 이충희
감독의 선수 구타 파문을 겪던 우리학교 농구부가 새로운 코칭스태프 영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충희(경영 77) 감독 내정자는 6월 22일 고려대 이공대 체육관에서 고려대 농구부 선수들 및 체육위원회 관계자들과 상견례를 가지며 감독으로서의 첫일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오후 3시경 교우회관에서 열린 5개부 고연전 준비 후원금 전달식에 참석한 후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고연전 결단식에 참가했다. 이날 일정에는 이충희 감독의 부임과 함께 코치로 지명된 강병수(체육 88) 코치 내정자도 함께 했다.

우리학교 농구부는 지난해 말부터 갖은 내홍에 시달려야 했다. 전임 임정명(경영 77) 감독과 선수, 학부모 간에 선수 관리와 출전 문제를 놓고 많은 의견 충돌을 빚어왔다. 여기에 선수 폭력과 이탈 그리고 학부모들의 총장실 탄원서 제출 사건 등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임 감독의 입지는 흔들렸다. 결국 체육위원회는 임 감독을 해임하고 이충희 前 대구 오리온스 감독을 새 감독으로 교체하며 쇄신의 기틀을 다지기로 결심했다.

한편 새로운 고려대 농구부 사령탑에 오른 이충희 감독은 송도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실업 현대전자에서 현역시절을 보낸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이 감독은 현역시절 신동파(현 대한농구협회 부회장)의 계보를 이음과 동시에 고(故) 김현준 코치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고대농구 최고의 슈터였다. 슛도사, 사수(射手)로 불렸던 그는 각종 대회 우승과 개인수상을 휩쓸었고, 한국농구 최초로 4000득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화려한 선수생활을 마치고 창원 LG 세이커스와 고려대 농구부, 동국대 농구부 그리고 대구 오리온스 감독직을 역임한바 있다.


하지만 이런 그가 모교의 감독으로 복귀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선수 유니폼을 벗고 감독 정장을 걸친 그에게도 ‘스타는 유능한 지도자가 되지 못한다’는 속설이 피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도자로서의 신통치 않은 성적으로 번번히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특히 2003년 고려대 감독 시절에도 팀을 상위권으로 올려놓지 못해 1년을 넘기지도 못한 채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2007~2008 시즌 도중 대구 오리온스 감독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농구부 선수들은 대체로 이 감독의 부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농구부 주장 하재필(체교 06, C)은 "훈련을 다시 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며 "조만간 팀 분위기가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4학년 김태주(체교 06, PG)도 '현역시절 최고의 선수가 감독으로 오셔서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충희 감독은 이날 선수단과의 상견례에서 ‘새로운 출발’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좋지 못한 기억들은 잊고, 굳은 표정들을 풀자"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 감독은 짧은 인터뷰에서 "6월 1차연맹전에는 못나가게 되었지만, 제주도에서 열리는 7월 종별선수권에는 참가하기로 돼있기 때문에 내일부터 팀훈련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팀훈련이 한 달 정도 이뤄지지 못한 점과 자신의 스타일로 팀을 변화시킬 시간이 적다는 점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과연 고려대 농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가 혼란의 고대농구를 최고로 이끌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충희 신임감독 주요 경력
1977                     고려대학교 입학
1981~1992            현대전자 농구단
1997~2000            창원 LG 세이커스 감독
2003. 02~2003. 11 고려대 농구부 감독
2006                     동국대 농구부 감독
2007. 05~2007. 12 대구 오리온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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