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농구부가 다시 한 번 ‘선수 폭행사태’에 휘말리고 있다.

우리학교와 용산고의 연습 경기가 있었던 14일 농구부 소속 1학년 선수의 아버지 고 모씨가 ‘이충희 감독이 선수의 뺨을 때리고 선수에게 목발을 집어던진’ 폭행혐의로 이 감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1일에는 폭행혐의와 관련해 고려대학교 체육위원회에서 이충희 감독에게 경고 조치를 내린 사실도 밝혀졌다. 

우리학교 농구부는 전임 감독이었던 임정명 감독에 이어 또다시 폭력사태에 휘말리게 되었지만, 이번 사건은 폭행 사실 자체보다는 사령탑 선임을 놓고 벌이는 학부모 간의 알력 싸움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충희 감독에 반발하고 나선 일부 학부모들

현재 이충희(경영 77) 감독은 정식 감독이 아니라 감독대행 위치에 있다. 선수 폭행으로 감독 지위를 박탈당한 임정명(경영 77) 前 감독이 아직 감독 자리에서 물러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 前 감독은 정식으로 직위해제 될 때까지 무혐의를 주장하며 물러나지 않을 태세이다. 고려대 체육위원회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서둘러 이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내정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재빨리 다잡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부분이 오히려 이 감독을 비롯한 농구부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임 前 감독을 옹호하는 1, 2학년 학부모들은 이충희 감독이 대행 위치에 있는 틈을 타서, 폭행혐의를 안팎으로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저학년 선수들은 임 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당시 스카우트된 선수들이기 때문에, 1,2학년 학부모들은 사령탑 교체에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이충희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도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성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는 얘기는 기정사실화 된 상태였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에게로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움직임이 선수들에게만 피해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신임감독 체제가 들어선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부모들의 알력 싸움은 선수들의 경기 내적 부분이나 정신적 부분에 악영향을 미칠 게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특히나 7월 종별선수권대회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러한 사건이 터진 것은 ‘고려대 농구부’만의 손해이다.

선수들의 피해는 경기력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농구부 안에서는 선수들 사이의 파벌이 자리잡은지 오래다. 학부모들의 싸움이 선수들한테까지 영향이 미치면서 이미 농구부는 한지붕 두가족 살림이 되고 말았다. 학부모 간의 분열이 계속된다면 선수들 또한 자의반 타의반으로 둘로 갈라서야 할 형편이다. 

우리학교 강병수(체육 88) 코치는 “명문이라 할 수 있는 고려대 농구부인데, 몇몇 학부모들 손에 농구부 전체가 좌지우지된다는 자체가 코미디”라면서 이번 사태를 진단했다. 강 코치는 “앞으론 선수들 근처에도 가지 못하겠다”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충희 감독도 폭행 사건에 대해 의견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직접 모션까지 취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이충희 감독을 고소한 학부모의 자녀인 1학년 고 모 선수(체교 09, PG)는 14일 용산고와의 연습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하였다.

                  정대한(왼쪽)과 함께 연습경기에 출전 중인 고 모 선수(체교 09, 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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