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신정민 기자)
본교 김익환(생명과학대학) 교수는 지난 1월부터 관리처장직을 맡았다. 당시 본교는 신축기숙사문제로 개운사와 대립하고 있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본교와 개운사 사이로 뛰어들었고 결국 양측의 합의를 이끌어 냈다.

김 처장은 갈등을 풀려면 먼저 양측이 가까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취임 이후 거의 매주 개운사를 방문해 개운사 주지 범해스님과 밥을 먹고 차를 마셨다. “밥과 차를 함께하는 것은 서로 가까워질 시간을 갖는 좋은 방법입니다. 친분이 생기면 서로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조금씩 배려하게 됩니다. 공적인 일로 만나는 상대라 해도 관계의 본질은 같아요”

김 처장이 범해스님과 친분을 쌓아가자 본교와 개운사도 자연스레 가까워졌다. 이는 이기수 총장과 조계사 지관스님과의 면담으로 이어졌다. 면담 이후 이기수 총장이 부처님오신날 개운사에서 축사를 하고 본교 개교기념일에 개운사 스님들이 참석 하는 등 양측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결국 양측은 설계를 일부 수정한 뒤 신축기숙사 공사를 재개하는데 합의했고, 범해스님 제안으로 지난달 5일 ‘고려대·개운사 장학회’를 설립하며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

김 처장에겐 정문 앞 재개발 문제가 남아 있다. 그는 재개발 문제도 서로 이해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파트 건설을 원하는 주민들에게 재산권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명품 캠퍼스 앞을 단순한 베드타운으로 만드는 것은 너무 아깝지요. 이곳을 음악, 미술, 디자인, 연극 등 다양한 문화가 숨쉬는 공간으로 만든다면 이는 지역주민들의 재산가치를 높일 뿐아니라, 서울을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만드는 데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굳이 베드타운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는 것이지요. 그 분들을 찾아가 대화할 계획입니다” 그는 고려대 주변을 세계적인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시키는 다양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1997년부터 본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교수직을 맡게 될 무렵 한 목사님은 그에게 ‘선생이 되지 말고 아비가 돼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고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덕에 졸업생들 중엔 종종 찾아와 같이 밥을 먹는 학생들도 있어요. 요즘은 일이 바빠 학생들과 시간을 보낼 기회가 줄어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처장은 학생들에게 배려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되라고 당부했다. “갈등의 해결은 서로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을 먼저 낮추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지세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황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해결이 아니에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며 서로 배려하는 데에 이르는 것이 참된 해결이지요.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는 일은 그 이후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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