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전무후무한 5연승

역시 이번 정기전의 첫 번째 관전포인트는 ‘우리학교의 5연승’ 달성 여부이다. 2008년까지 4연승을 거둔 우리학교는 이번에도 대망의 5연승을 향해 여름 내내 훈련에 매진했다. 20명의 선수들도 정기전 출사표를 ‘5연승 달성’으로 내세우며 9월 11일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정기전 농구 역사상 최다연승은 연세대의 6연승. 1988년부터 1993년까지 이어진 연세대의 연승 행진은 당시 정재근,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 등 슈퍼스타들이 활약하며 세워졌다. 과연 올해 정기전이 우리학교의 6연승으로 가는 발판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방경수 하재필 vs 김승원
작년과 다른 연세대의 강점은 역시 골밑에 있다. 그 중에서도 연세대의 포스트를 지키는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2학년 센터 김승원이다. 그는 다른 센터들이 자리를 비우는 사이에도 경기 내내 골밑을 지키며 연세대의 마당쇠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에 대항하는 선수는 ‘맏형’ 하재필과 방경수이다. 하재필과 방경수는 대학 입학 후 한 번도 정기전 패배를 경험하지 않은, 정기전 연승의 산증인이다. 하재필은 주장인만큼 농구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따라서 그의 활약은 경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승부의 추다. 코치진이 일찍이 센터 자리에 예약한 방경수의 활약도 중요하다. 이들이 과연 김승원이 이끄는 센터진을 제압하고 생애 마지막 정기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4번의 정기전, 그리고 4학년
2만 관중이 지켜보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팀을 이끌어갈 선수는 역시나 정기전 베테랑 4학년들이다. 신기성 등 최고의 스타들도 선수시절을 통틀어 가장 떨렸다는 잠실 정기전에서 저학년들의 활약을 바라는 것은 어찌 보면 과한 욕심일지도 모른다. 믿을 것은 정기전을 4번이나 경험하는 4학년 선수들. 정기전 승부의 열쇠도 이들에게 달렸다. 연세대는 4학년 2명의 에이스가 해결사로 나선다. 연세대 출신의 문경은, 방성윤을 연상케 하는 이정현과 박형철이 그들. 이 둘의 득점포가 터진다면 우리로서는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 우리학교도 4학년들이 전력의 반 이상을 차지한다. 포스트엔 주장 하재필과 방경수가 버티고 있고, 가드진에선 ‘김병철의 후계자’ 신정섭과 이정현이 라이벌로 지목한 김태주가 게임을 지배한다.

李 vs 金 위기의 남자들

사진 고봉준

양팀의 사령탑은 이충희(경영 77)와 김만진 감독이다. 두 감독에게 있어 이번 정기전은 유임 문제를 둔 중요한 한판이 될 전망이다. 김 감독은 부임 후 계속된 정기전 패배로 ‘경질 위기설’에 휩싸였다. 작년 정기전을 앞두고도 최희암 前 감독을 비롯한 연세대 농구부 OB들로부터 ‘지면 물러나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정기전 패배 후에도 김 감독과 신석 코치는 가까스로 유임되었다. 결국 이번 정기전은 연세대 코치진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이정민

우리학교 이충희 감독은 마음고생에 시달리며 정기전을 준비해야만 했다. 이 감독은 내부 문제로 인해 선수 학부모로부터 고소까지 당하며 팀을 2달 동안 이끌어 왔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정기전 결과로 평가받는 감독의 세계에선 정기전 결과가 이충희 감독의 향후 거취를 가릴 것으로 보인다. 패배한다고 해서 곧바로 경질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승리한다면 하반기 팀을 이끌어갈 원동력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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