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에이스 나성범(연세대 08)이 150개를 넘기는 투구수를 기록하며 완투했지만, 주인공은 뒷심을 발휘한 고려대의 역전승이었다. 우리학교는 9회에 터진 홍재호(체교 06), 김남석(체교 07)의 연속 3루타와 김상호(체교 08)의 적시타로 1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둬 작년의 패배를 설욕했다.

1회초, 톱타자 박세혁(체교 08)이 2루타를 치고 나갔으나 보내기 번트에 실패했다. 우리학교 선발투수로 나선 윤명준(체교 08)은 연세대 타선을 3자 범퇴(2탈삼진)로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2회초, 김상호가 투수 키를 넘기는 중전안타로 포문을 연 뒤, 번트와 진루타로 만든 1사 1, 3루 기회 때 김영훈의 희생타로 주자가 홈인하여 선취점을 냈다. 그 뒤로 경기는 쫓고 쫓기는 양상을 이어갔다. 2회말, 나성용(연세대 07)의 볼넷과 손형준(연세대 07)의 안타로 무사 1, 2루에 위기에 놓인 윤명준은 김종찬(연세대 06)을 볼넷으로 출루시켜 무사 만루를 허용했다. 연세대는 최재원(연세대 09)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고, 계속된 만루 위기에서 우리학교는 투수를 신정락(체교 06)으로 교체했다. 연세대는 플라이로 한 점을 더 냈지만 신정락은 두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에이스의 면모를 보였다.
9회초, 3루로 슬라이딩하는 김남석

3회초, 우리학교는 선두타자 박세혁의 볼넷과 이준호(체교 06)의 번트로 만든 1사 2루 때 홍재호의 적시타로 동점에 성공했다. 신정락은 최고 구속 147km/h에 육박하는 빠른 공으로 타자들을 압박했고 4.2이닝 동안 무려 8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연세대는 5회말, 유민상(연세대 07)의 적시 2루타로 다시 역전했지만 6회초, 김민의 안타 후에 김영훈(이상 체교 08)의 내야안타, 박세혁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에서 나성범이 타석에 선 이준호를 맞추면서 밀어내기 동점에 성공한다.

하지만 바로 6회말, 연세대는 한 방의 홈런으로 우리학교의 기를 꺾었다. 포수 나성용이 잠실 좌측 펜스를 넘기는 솔로홈런을 친 것이다. 신정락의 대학야구 무대 첫 피홈런이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나성용의 후레시맨 세리모니는 연세대 측의 환호를 자아냈다. 신정락이 아웃카운트 2개를 더 잡고 내려온 뒤 문승원과 임치영(이상 사체 08)이 각각 1이닝, 0.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우리학교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나성범은 지쳐 보였다. 이미 8이닝을 던졌을 뿐만 아니라 톱타자로 타석에도 4번 들어선 뒤였다. 우리학교 4할 타자 홍재호는 풀 카운트 끝에 3루타를 쳤고 우리학교는 다시 역전의 기회를 잡았다.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김남석 역시 3루타를 치며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켰고, 4-4 동점에서 김상호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우리학교는 5-4 역전에 성공했다. 8회에 2사 3루 위기를 잘 막아 내고 9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임진우(체교 06)는 정기전 첫 등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홍재호와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가진 유민상의 모습


5회에 연세대 유민상이 우전 안타로 3루까지 달려가다가 넘어지면서 아웃된 것을, 우리학교 2루수 홍재호가 발을 걸었다고 하여 약간의 마찰이 있었다. 양교는 벤치 클리어링까지 갔지만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되었다.

나성범은 정기전에서 완투승, 완투패를 경험한 유일한 투수가 되었다. 총 5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린 우리학교 양승호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은 적절했다. 양 감독은 경기 후, “학교 교우회분들에게 감사하다. 연세대에 작년의 패배를 복수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승리의 기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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