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캠퍼스 학관 3층에 위치한 세미클래식(단장=이정현?과기대 디스플레이반도체08) 동아리방 문 앞에 서자 각종 악기소리가 정신없이 들려왔다. 방안에선  20여 명의 단원들이 악기를 조율하고 있었다.

1984년 소규모 모임으로 시작된 세미클래식은 1988년 정식 동아리로 출범해 올해 21주년을 맞았다. 흔히 클래식이라면 바이올린이나 첼로 등의 현악기를 떠올리게 되는데 세미클래식은 △오보에 △클라리넷 △트럼펫 △플룻 등의 관악기만 연주한다.

세미클래식의 활동기간은 1년이며 기수제로 운영된다. 과거 대부분의 남자 단원들이 1년만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군악대로 지원하게 되면서 생긴 전통이다. 하지만 신입부원 나이제한이 없어지고 1년이 지나도 원하면 동아리 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되면서 세미클래식엔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공존한다. 김범수(경상대 경영06) 씨는 “가입조건에 나이제한이 없어 신입생들이 걱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연령이 넓어 가족처럼 친하다”고 말한다.

‘교수님 부원’들도 있다. 유호열(인문대 북한학과)교수, 조현익(경상대 경영학부)교수가 세미클래식에서 악기를 배우고 있다.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조현익 교수는 “음악 앞에선 남녀노소도 사제관계도 중요하지 않다”며 “세미클래식에서 학생들과 어울리며 클라리넷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세미클래식도 다른 동아리처럼 연습공간과 재정문제로부터 자유롭진 않다. 한 학기에 지원되는 4~10만 원으론 악기 수리비조차 감당하기 벅차 매달 따로 활동비를 걷어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동아리 지도교수가 없어 학교 측에 동아리 사정을 전달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그래도 세미클래식 부원들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이정현 단장은 “원밴드, 원사운드라는 말이있다”며 “지금처럼 동아리 사람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즐겁게 음악을 연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미클래식은 매년 3월에 신춘연주회, 10월엔 정기연주회를 열며 틈틈이 교내외 공연을 하고 있다. 지난해엔 20주년을 맞아 졸업한 선배들과 서대문 문화체육회관에서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학관을 나서는 중에도 세미클래식의 연주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음악과 악기를 사랑해 모인 세미클래식의 아름다운 소리를 이번 9月 대동제에서도 느낄 수 있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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