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리던 비도 그친 9월 12일 토요일 오전 11시, 잠실 주경기장에서 2009 정기 고연전 럭비 경기가 열렸다. 전날부터 내렸던 비로 인해 날씨도 선선하여 좋은 예감을 갖게 했다. 우리학교 럭비부는 경기 전부터 약점으로 지적받던 스크럼을 많이 향상시킨 모습을 보여줬다. 시작 2분만에 첫 스크럼 상황이 나왔으나 전혀 밀리지 않았고, 전반 5분에 이원태(체교 07)의 트라이와 이용민(체교 06)의 컨버전 킥까지 묶어 7득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전반 10분 연세대 제갈빈(CTB)의 트라이로 5점을 내주었으나, 이세호(CTB)의 컨버전 킥 실패로 7-5 리드를 지켰다.

전반 중반부터는 연세대의 강한 역습에 우리학교가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몰이 형성된 상황에서 연세대는 원활한 패스가 진행된 반면 우리는 자주 뺏기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전반 26분에는 박완용(체교 06)의 코에서 출혈이 일어나 치료를 받았다.

전반 30분부터 우리학교는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서인수(체교 07), 이원태, 유용현(Wing), 전치도(CTB), 김현우(Wing, 이상 체교 06)으로 이어지는 백스의 흐름이 안타깝게도 오프사이드반칙으로 끊긴 것이다. 경기 전날 빠른 템포의 공격을 주목하라던 한동호 감독의 작전이 그대로 보인 흐름이였다. 계속 공격을 펼치던 우리학교는 전반 38분 이용민의 페널티 킥이 성공하며 10-5의 리드를 가져갔으나 전반 종료직전인 40분 연세대의 이세호가 똑같은 페널티 킥으로 응수하며 10-8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은 연세대의 주도권으로 시작되었다. 계속 우리진영 10미터 안쪽에서 공방전을 펼치던 9분에 박완용은 양쪽 다리에 쥐가 난 관계로 추호영(체교 08)과 교체되었다. 동시에 최동훈(체교 07)이 김명환(체교 08)과 교체되어 들어갔다. 후반 11분, 우리 학교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틈을 타 연세대 이의규(S.O)의 드롭킥이 성공되며 10-11로 경기가 역전되었다.

역전 이후 우리학교 선수들은 박기혁(Lock), 신명섭(PROP, 이상 체교 06)등이 쥐가 나는 모습을 보였으나 계속되는 공격을 통해 25분에 서인수가 트라이를 성공시켰다. 이용민은 아쉽게도 컨버전 킥은 실패했으나 29분에 페널티 킥을 성공하여 18-11로 점수차를 벌렸다.

연세대전 5연패와 작년 정기전 패배를 설욕하는 듯 했던 후반 40분, 경기종료 10초를 남기고 연세대 김여훈(Lock)에게 통한의 트라이를 허용했다. 경기 중 좋지 않은 킥 감각을 보였던 이세호도 팀 동료들의 기도에 힘입은 탓인지 깔끔하게 컨버전 킥까지 성공, 18-18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는 바로 종료됐다.

승리를 눈 앞에 뒀던 우리학교로서는 패배보다 더 아쉬운 무승부였다. 계속되는 막판 징크스에 김성남 코치는 할 말을 잃었고 신명섭 주장은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황인조(NO.8 체교 06), 김인규(CTB, 체교 07)의 부상 공백을 김현수(NO.8 체교 07), 김남욱(CTB, 체교 08)이 잘 메웠고, 이학섭(Flanker, 체교 09)은 선발출장한 새내기답지 않은 강한 태클로 투지를 불태웠다. 또한 박완용과 교체된 추호영이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보인 것은 내년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큰 수확이였다.

비록 안타깝게 비긴 경기이지만 5연패의 사슬을 끊었고, 스크럼도 대등해 졌으니 내년부터 울릴 승전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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