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게 힘들다.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그게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쉬는 날이면 어렸을 적 아버지의 일요일처럼 침대에 쓰러져 리모컨을 굴린다. 아, 이 사람들 대학생이다. “청년도 아니고, 예비 사회인도 아니고, 완전 중늙은이들이에요” 취재 중 취재원으로부터 들은 대학생의 모습이다.

대학교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다보니 학외 취재원을 만나다보면 요즘 대학생의 고민은 무엇이며, 주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질문 받는다. 그날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요즘 대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분도 계시다. 그럴 때마다 기자의 대답은 한결같다. “생각이 없는 학생들이 많아요”

그 이유에 대한 대학생 대부분의 답은 이러하다. “생각할 다른 것들이 더 많아요. 그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았을 뿐이죠” 그러나 지난 7일(수) 만난 연극인 이성민 씨는 대학생의 고민에 ‘청년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청년이 가져야 할 고민이 사회적 쟁점에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 아니었다. 문제에 문제를 제기할 줄 모르며, 고민의 가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 하셨다.

간혹 생각의 무게에 대해 묻기도 한다. 가벼운 생각과 무거운 생각을 구별해 ‘좀 더 무거운 주제를 다뤄봐야 하지 않을까’ 또는 ‘그건 너무 무거운 주제라 학생들이 관심 갖지 않아요’란 말들로 고민에 저울을 들이댄다. 가치 있는 고민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못한 채 무거운 주제와 가벼운 주제로 갈리다 결국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이 뭔지에 대한 고민은 잊혀졌다.

지금 여기의 대학생이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주제의 가벼움과 생각의 소재는 우선순위가 아니다. 그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건 ‘생각없다’는 말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태도며, 대학생이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그 고민이 다루는 가치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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