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고대신문은 학생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이라기보다 일종의 정보 주간지 같은 성향을 띄는 가벼운 매체로 여겨져 왔다. 그나마 학우들의 소통의 장으로서의 역할마저 고파스라는 교내 커뮤니티에 자리를 넘겨 준지 오래, 도리어 고파스에 게재된 학우들의 의견을 무단으로 게재했다는 비판을 듣는 촌극을 보이기도 했다.

그랬던 고대신문이 사고(事故)를 쳤다. 그것도 아주 기특한 사고(思考)다. 그간 단편적인 정보 제공에 급급했던 고대신문이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벌인다는 소식이 바로 그것이다. 그것도 다름 아닌 책 읽기에 대한 캠페인이니 이쯤 되면 사고(事故)도 대형사고(思考)가 아닐 수 없다.

일단 기획의 참신성을 칭찬해주고 싶다. 최근 책 안 읽는 대학생들에 대한 사회적인 성토가 줄을 잇는 가운데 고대신문이 앞장서서 책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읽을 수 있는 저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이번 기획의 참신성은 단연 돋보인다.

지속성을 위한 릴레이식 캠페인의 구성도 훌륭하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캠페인을 학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캠페인으로서의 효용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이고 단편적인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게 릴레이식으로 진행한다는 측면에서 지속성의 의지가 엿보인다. 게다가 무슨 책을 읽을지 고민하던 차에 읽을 책 목록까지 제시해줬다.

반면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명쾌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북 릴레이 운동의 경우 책 읽기를 희망하는 본교생 1명에게 책을 전달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정작 이 캠페인을 신청하는 방법이 명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다. 아무리 좋은 기획력을 가진 캠페인이라도 접근성이 좋지 않다면 그 캠페인은 실패한 캠페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앞으로 보다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캠페인의 지속성을 위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서 고대신문은 희망의 불씨를 보여줬다. 그렇다면 향후 남겨진 과제는 그 불씨를 얼마나 큰 불빛으로 자리 잡게 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번 캠페인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커다란 불빛이 되기 위해서 캠페인의 본래 취지를 보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그리고 학우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참신한 기획 등, 다방면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오늘따라 고대신문이 유난히 이뻐 보인다. 이 꽁깍지가 아예 '역시 고대신문은 다르다'와 같은 색 안경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동빈 (공과대 전기전자전파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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