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한판이었다. 16일 벌어진 제 29회 유한철배 전국대학아이스하키대회 최종전에서 고려대는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인해 다 잡은 경기를 4:5로 역전패 당하며 최종 전적 2승 1패로 2위에 그쳤다.

13일부터 벌어진 유한철배에서 고려대는 한양대, 경희대와의 경기에서 각각 8:4, 3:2로 승리했다. 이번 연세대전은 고려대에게 있어 유한철배의 우승을 결정짓는 결승전이자, 지난 정기전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꼭 승리해야만 했다.

고려대는 지난 정기전과 달리 두가지면에서 변화를 줬다. 지금까지 골대를 책임졌던 4학년 골리 이원을 대신해 3학년 강태우를 기용하였다. 또한 김형준-신형윤, 신상우-한호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공격라인을 김형준-한호택-신상우로 집중시켜 공격의 파괴력을 극대화시킴과 동시에 김우영을 수비에 배치시키면서 수비에 안정감을 더해 주었다.

1피리어드는 첫 골은 윤지만의 어시스트를 받은 이상협에게서 나왔다. 하지만 골을 허용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신상우의 패스를 받은 한호택이 골로 연결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골을 기록한 선수들은 시건 방 춤을 추며 응원하는 관객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심판은 한호택에게 세레머니로 인해 경기를 지연시켰다는 이유로 마이너 패널티를 부여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한호택의 패널티에 이어 김형준까지 석연치 않은 마이너 패널티로 퇴장당하자, 고려대 벤치에서의 항의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이어진 연세대의 5:3 파워플레이 상황에서 고려대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막아내는 투혼을 보여주었다. 마이너 패널티로 퇴장당했던 한호택은 패널티가 끝나고 나옴과 동시에 퍽을 빼앗아 단독찬스에서 골을 넣어 역전에 성공시켰다. 하지만 고려대의 리드도 잠시, 14분 박태환이 날린 중거리슛이 골리의 어깨위를 지나가며 또 다시 동점에 성공한다. 양 팀의 접전이 이어지던 1피리어드 후반 김우영의 강력한 중거리슛이 골리를 맞고 나오자 이를 한호택이 골로 연결시키며 고려대는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가는듯했다. 하지만 심판은 골이 들어가기 전에 김형준의 파울이 있었다는 이유로 골을 무효화시키며 전광판에 숫자 3이 다시 2로 갔다. 추가로 반칙을 한 김형준에게 패널티를 부여하며 상승세의 고려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계속되는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 속에 시작된 2피리어드에서 9분 46초 슈퍼루키 신형윤은 연세대의 강력한 수비진을 단독으로 돌파한 후 박상진에게 연결해준 패스를 박상진이 침착하게 골로 성공시키며 3:2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2피리어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감정이 격해지며 주먹이 오고 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13분 연세대의 공격에서 서민규가 골을 성공시켰으나 2피리어드 후반 우리에게 선언되었던 노골과 달리 심판은 많은 사람들이 파울을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선언, 그나마 남아 있던 심판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계속되는 불리한 심판판정에 고려대의 상승세는 주춤했고, 그 사이 김동연이 득점해 연세대가 역전에 성공한다.

심판의 애매한 판정과 재역전을 인해 흐름을 잃어버린 고려대는 8분 58초 신형윤이 단독돌파에 있은 슛을 성공시키며 다시 4:4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은 10분 12초 윤지만에게 또 다시 추가골을 허용한 채로 경기가 마무리된다.

고려대는 4학년 골리 이원대신 투입한 강태우가 비록 5골을 실점하긴 했지만, 결정적인 찬스에서 선방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새롭게 선보인 라인업은 공수양면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이번 경기에서는 매끄러운 판정이 아쉬웠다. 아이스하키 최대의 라이벌전이자 사실상 유한철배의 결승전이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의미가 퇴색된 것은 다시 한 번 공정한 심판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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