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선물 드리려고요” 지난 19일(목) 만난 ‘다독왕’ 권순재(인문대 국문08) 씨가 책을 건넸다. 권 씨는 올해 11회째인 세종학술정보원 다독왕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매년 가을 세종학술정보원은 1년 동안 대출권수가 가장 많은 대출자를 선정해 상을 수여한다. 세종학술정보원 학술정보지원팀 이희정 씨는 “과거 수상자의 대출내역이 판타지나 무협 연재지에 편중됐던 것과 달리 권순재 씨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대출했다”고 평했다.

(사진=한상우 기자)
권 씨는 지난 1년간 200여권의 책을 빌려봤다. 빌린 책도 많지만 한달 용돈의 절반을 투자해 꾸준히 책을 구입해 왔다. 인터뷰 당일에도 책 6권을 가져와 그 중 2권을 기자에게 선물했다. 하루 평균 7권의 책을 읽는다는 그는 △화장실 △방 △거실 △부엌 등 손에 닿는 곳 어디에나 책을 두고 여러 권을 동시에 읽어간다. 다량의 독서엔 300쪽을 30분에 돌파하는 그의 독서 속도가 한몫했다. 그는 이동시간에도 책을 많이 읽어 가방에 늘 책을 가지고 다닌다. 권 씨는 책을 들고 다니느라 허리 디스크에 걸린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흔히 다독은 망각을 일으킨다 한다. 다독왕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문제의식을 느낀 권 씨는 자신이 읽은 책을 기억하기 위해 블로그에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수첩을 들고 다니며 인상 깊은 구절을 적었고 집에 오면 그날 읽은 책 리뷰를 올렸다. 그렇게 올리기 시작한 책 소개가 654건이 됐다. 이후 포털사이트 ‘다음(Daum)’의 전문 리뷰어로 활동하게 됐고, 출판사로부터 서평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한다.

리뷰를 썼던 책 중에 그는 <약소국 그랜드펜윅의 뉴욕침공기>와 <지식e 시즌5>를 추천했다. “<약소국 그랜드펜윅의 뉴욕침공기>는 세계 정세 속에서 약소국이 강대국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보여주는 소설이에요. 북한핵과 관련돼 이슈가 되기도 했죠. 쉽게 읽히면서도 이 사회 현실을 보게 해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아요. 이번 달 출간된 <지식e 시즌5>는 기존 시리즈보다 읽을거리가 더 풍부해졌죠. 사회성이 깊어졌고 특히 관련인 인터뷰를 실어 사회의 숨겨진 면을 낱낱이 드러냈어요”

권 씨는 요즘 한국소설을 많이 읽는다. 한국어로 풍부한 소재를 다루는 능력을 키워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다. 최근 그가 세운 목표는 도서관의 한국문학을 다 읽는 것이다. 그는 모든 책이 조금씩 그의 롤모델이 되어 준다며 김하인 작가의 <국화꽃 향기>도 그 중의 하나라고 했다. “요즘 소설은 독자들에게 불쾌감이나 무거운 느낌을 주곤 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저도 그런 행복한 서정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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