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엄재용
우리학교 야구 경기가 펼쳐질 때 상대 1루수 뒤에 항상 서 있는 사람을 주목해 본 적이 있는가. 아직 야구부 학생이지만 코치직을 맡고 있는 박진현(체교 06) 코치이다. 9월 정기전호를 유심히 본 학우분들이라면 야구부 몸짱이었음을 단박에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구동윤 선수가 릴레이 인터뷰를 지목했다.
친한가? (웃음) 대천 갔을 때 같은 방을 썼다. 야구 이외에 다른 종목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구동윤 선수가 코치 연봉을 묻던데.
연봉이 어디있나. 아직 배우는 학생인데, 훌륭한 코치, 감독, 선수들과 지내며 배울 수 있는 것만큼 큰 자산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참, 다른 부는 대천에서 힘든 훈련을 거쳤다는데.
뭐 그런 부도 있었다. 야구부는 생각보다 힘든 훈련은 없었다. 다른 부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올해도 난 5개부와 개인 종목 선수들 모두 데리고 가고 싶은데. 사실 운동부끼리도 각자 대회 일정에 바빠 친해지기 어렵지 않은가.


흔치않은 강원도 출신이다.
속초상고를 나왔다. 아마 우리학교에 진학한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야구부가 아직 해체되진 않았지만 선수가 부족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에 많은 야구부가 해체되고 있는데.
선수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 시설이 열악하다보니 주로 야구를 하기 위해 수도권 지역으로 전학을 가는 경우가 많다. 사실 내 동생(중학생)도 강원도에서 야구를 하고 있다.


동생에게 야구를 권유했는가.
아버지가 처음에 반대한 것처럼 나도 동생이 야구하기를 반대했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서 하는거니 특별히 말릴 생각은 없다.


강원도에 프로구단이 없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TV중계를 보다가 무작정 야구가 하고 싶었다. 부모님께 ‘나 야구한다’라는 식으로 일방통보하며 시작한 야구다. 처음에 많이 반대하신 아버지도 하고 싶은 데까지 해보라고 허락하셨고, 한해한해가 지나다보니 지금 여기까지 이르게 됐다.


어떻게 코치를 시작하게 됐나.
3학년 때쯤 우선 감독님과 부모님 사이에 얘기가 있었다고 한다. 선수에 대한 욕심이 강했기 때문에 처음 결정했을 땐 선수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가끔 아이들이 안타 치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코치 생활직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내 결정이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안흙(체교 05) 선배도 재학 도중 코치로 전환하지 않았나.
맞다. (안)흙이형이랑 룸메이트였었다. 그 땐 흙이형이 힘들어 하면서도 우리 선수들을 잘 챙겨줬다. 그땐 뭐가 그렇게 힘든가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막상 내가 코치가 되어보니 무척 힘들다.


어떤 점이.
아무래도 팀 전체를 챙겨야하니 신경 쓸 일이 많다. 아직 많이 배워야 할 학생 신분이지만 코치님들이나 감독님이 나에게 잘 대해줘 마음 편히 배우면서 일할 수 있다. 선수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실력 발전을 솔선수범 노력하고 한다.


교생 실습을 막 끝내고 왔는데.
사실 추석이 겹쳐서 많이 쉬었다. 아침엔 수업 준비를 하고 오후엔 주로 근처 중학교 야구부에서 훈련을 도왔다. 아이들이 헤어질 때 꼭 연락하겠다더니 아무도 일촌 신청을 하지 않는다.


06학번은 정기전에서 2승2패를 거뒀는데.
사실 선수로서 이겼을 때(2007)보다 올해가 더 기뻤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올라오지 않아 코치로서 책임감도 느껴졌고 준비하는 과정도 더 힘들었다. 9회 동점타를 친 이후엔 감정의 평정심을 잃어 경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다른 선수처럼 그라운드로 뛰어 나올 뻔 했다. 그만큼 너무 기뻤다. (웃음)


9월호 몸짱 반응은 어땠나.
그냥 찍었으면 모르겠는데, 야구부 대표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가서 더 놀림감이 된 것 같다.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한다. 심지어 부모님도 ‘니가 왜 찍었냐’라고 말씀하셨으니.


미소도 아름다운데. 여자친구가 있나. 혹 이상형이라도.
여자친구는 없다. 이상형은 너무 많다고 해야하나. 요새 좋은 아이돌스타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웃음) 가장 좋아하는 그룹은 ‘소녀시대’다.


벌써 졸업이다.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벌써 내가 졸업이라니 아쉽다. 좋은 선후배 밑에서 많이 배웠다. 그리고 그만큼 많은 추억을 가지고 떠난다.


앞으로 계획은.
내년 정기전까지 코치 생활을 할 것 같다. 그리고 10월에 군대를 우선 다녀올 예정이다. 내 몸관리도 잘하고 더 많이 배워서 좋은 코치가 되고 싶다.


꼭 꿈을 이루길 바란다. 다음은 어떤 선수의 인터뷰를 듣고 싶나.
아이스하키부 06학번 김형준 선수다. 그 친구 몸 정말 좋다. 대표팀 갈 때나 운동할 때 서로의 고충을 문자로 자주 얘기하는 사이다. 멋진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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