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이 풍요로워지면서 외적인 면, 즉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오늘날은 화려하고 비비드한 컬러의 과감한 느낌보다 심플한 단절 속에서 섬세함을 드러내는 디자인이 유행이다.

외형을 중시하는 오늘날 디자인은 모든 분야에서 필수다. 디자인을 좌우하는 것은 디자이너와 감상자와의 소통이며 상호 소통의 관건은 섬세함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주변상황이나 주위 사물에 대한 세세한 관찰이다.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 상대방의 상황과 목소리와 얼굴표정을 고려하듯 소통에서도 세밀함과 통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신문은 사람들의 감동을 불러일으키기 보단 지적 판단 능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학보사는 대학 내 다양한 전공분야의 공통 관심사를 수면위로 떠오르게 해 통합적으로 의사를 수집한다. 이 때 여러 독자의 상황과 관점을 파악해야 독자와 소통할 수 있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독자의 관점을 왜곡하고, 매스미디어의 중심적인 역할을 잃게 된다. 소통의 기본인 ‘대화’와 같은 원리다.

레이아웃이나 겉치장 뿐 아니라 근본적인 측면에서 신문과 디자인은 일맥상통한다. 디자인이 예술적 측면에서 색의 배열과 형태를 계획한다면, 신문은 기사의 내용과 초점을 기획한다. 또한 디자인이 소비자와의 소통에 중점을 둔다면, 신문은 독자와의 소통에 중점을 둔다.

차이도 있다.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단순히 구매를 이끌어내는 평면적인 상호관계를 계획한다면 신문은 시사적인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독자 스스로의 생각을 이끌어 내는 입체적인 소통을 기획한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방법’의 차이일 뿐, 근본적으로 관찰력과 표현력의 ‘섬세함’을 토대로 소통을 한다는 점에서 같다.

섬세하지 못하면 오해가 생긴다. 오해는 소통을 단절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고대신문은 ‘학생’이라는 지적(知的)이고, 다양한 관점을 가진 독자를 위해 소통을 위한 ‘섬세함’을 가져야 한다. 이는 사실을 세세하게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학생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바라보는 데서 시작된다. 여론의 형성 이유를 근본적인 부분부터 결과적인 부분까지 관찰하는 것이야 말로 신문이 지녀야할 ‘섬세함’이 아닐까.

새로 열린 ‘소통시대’에 고대신문의 책임이 막중하다. 2010년, 더 섬세해진 고대신문을 기대한다.
<전현서 서울대 디자인학부 10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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