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중생 살인사건 피의자 김길태가 체포된 후 사형집행이 다시 논란화 됐다. 사형집행 찬반논란은 최근 인터넷 검색 상위 순위권 차지를 비롯해 지난 18일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다.

 사실 우리는 이와 비슷한 경우를 몇 번이나 경험했다. 김 씨 같은 흉악범이 등장할 때마다 여기저기서 사형집행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결국엔 정확한 결론 없이 사그러든다. 그렇게 잊을 만하면 흉악 범죄가 재발하고 강력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만 점점 가중된다. 하지만 인간 생명 박탈이라는 전제를 둔 사형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기에 문제는 더 복잡할 뿐이다.

 이귀남 법무장관은 "국민의 법감정과 외교관계를 고려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사형집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간으로써 그렇게 파렴치하고 안면몰수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인데 그런 흉악범을 용서할 사람은 없어보인다. 기본적인 법관념을 비롯해 현재 여론을 봤을때도 이 법무장관이 말한 국민의식엔 사형제도 찬성이 충분이 적합해 보이니 말이다.

그러나 반대로 현재 사형 집행을 주장하는 여론들은 얼마나 합리적인가. 미디어에 쏟아져 나오는 그 수많은 여론의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그런 끔찍한 범죄가 있었다는 사실과 피해자가 당했을 고통을 떠올렸을 때 드는 감정은 이성인가 아니면 그에 대한 분노인가.

아이러니하다. 인간이 아닌 듯한 행동을 하지만 그는 법적으로 보호받는 인간이다. 외형만큼은 헌법에 보장된 침해할 수 없는 기본권을 가진 존엄한 인간인 것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김 씨같은 흉악범을 떠올리면 쉽사리 긍정할 수 없으며 뭔가 알 수 없는 답답함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범인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증오와 비난이 기존의 사법 체계를 넘어설 수 있는 근거인가를 생각했을 때 문제의 핵심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