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축제 기간이다. 사실 축제 기간이 언제인지도 모르고 있다가 참살이길을 가득 메운 빨간 현수막들을 보고서야 예전 입실렌티에서 느꼈던 환희와 열정을 기억해 냈다. 새내기의 축제 때는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을 느꼈고, 2학년 때는 뭔가 조금 아는 상태에서 축제를 제대로 즐길 준비를 했다. 그런데 이번 축제엔 안타까운 마음이 생긴다. 대동제가 대동(大同)하지 못하고 게릴라 콘서트가 준비 미숙의 이유로 취소되었던 일 등, 축제의 5월마저 캠퍼스 사막화의 거대한 힘에 침해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축제 준비의 허술함은 근본적으로 학생 무관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이는 1642호 특별기고에서 언급된 88만원 세대 학생회에 대한 논의와 연관된다. 학교는 여전히 이러저러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지만, 학생들의 참여가 시간이 갈수록 저조하고, 이에 따라 학교 측의 지원도 줄어들고 있으며, 당연히 행사 주최 측의 사기도 저하될뿐더러 그 모니터링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총학과 축제기획단의 갈등 심화도 결국 이를 해결시켜 줄 ‘학생 여론’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논란의 시발점이 된 10차 중운위 회의의 내용이 파급력 있게 학생들에게 보고되지 않은 점도 큰 문제였지만, 축제 준비과정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 여론이 의제화 되지 못한 점이 더욱 큰 문제인 것이다. 축제가 일주일 남은 시점에 이런 문제가 고대신문에서 다뤄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고대신문은 이외에도 여러 행사들의 학생 여론을 수집해 그것들이 행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게 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9월 고연전 목동 개최 기사도 그러한 점에 입각해서 연재되길 기대한다.
신문의 표현을 빌어 대동제는 크게 어울리는 행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단순히 주막이 늘어서고, 연예인 구경하는 것이 축제의 의미가 되어서는 곤란할 것이다. 축제는 참여를 통해 학생들이 ‘우리’들의 고대 정체성을 찾아가며, 평소에의 걱정을 떨치고 ‘나와 다른 남’과도 어울려 놀 수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2주간의 ‘다른’ 축제, 지금이라도 학생들의 관심을 통해서 하나의 축제가 될 수 있기를, 축제 시리즈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글/ 김한진 정경대 행정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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