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이 세종캠퍼스 창설 30주년을 맞아 안암학생이 세종캠퍼스에 대한 인식을 점검하는 학내 구성원을 화합을 도모하려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안암 학생 500명에게 세종 학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고, 절반 정도의 학생이 다소 이질감을 느낀다고 답을 했다. 할당에 의한 비확률표본 500명이 전체 안암 학생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말할 순 없다.
 
조금은 실망스러운 인식수준이고, 누군가는 설문 결과가 섭섭할 수 있다. 하지만 안암 학생의 속내를 드러낸 최초의 조사이기에, 안암과 세종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설문에 참여한 안암 학생 중 누군가는 자신이 어떠한 이유에서든 세종 학생과 동등하게 취급받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근거에는 우리 사회에서 늘상 지적되어온 ‘서열화’의 문제가 내재돼 있다. 대학사회가 일반 사회를 향해 차별과 편견을 배제하라고 주장하지만, 고대생도 자신의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이 조금은 씁쓸하기까지 하다.

안암 학생의 이러한 인식을 갖게 된 데에는 세종 학생들과 접촉면이 좁은 것이 또 다른 원인이다. 캠퍼스간의 거리로 쉽게 세종학생을 만날 수도 없고, 학교 다니는 동안 한 번도 세종캠퍼스에 가보지 않은 학생도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렇기에 국경을 넘나드는 해외교류도 좋지만, 좀 더 캠퍼스간 교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안암캠퍼스 내 타 단과대조차 신경 쓸 겨를이 없는 게 현실이지만, 고연전, 입실렌티 때만 만날게 아니라 자치활동 차원에서 학술교류 차원에서도 접점을 늘려나가야 한다.

세종 학생들이 이러한 안암 학생의 설문결과에 흥분하거나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이것은 단지 그들의 생각일 뿐이다. 세종 캠퍼스는 개교 30주년을 축하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향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세종캠퍼스의 구성원들이 합심하고 도전하여 ‘대한민국의 중심 글로벌 리딩 캠퍼스’의 비전을 달성하기 바란다. 이질감을 의식하는 안암학생의 허상을 깨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세종캠퍼스의 발전이다. 안암과 세종 모두 서로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고려대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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