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금)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G20회의와 식품산업의 세계화’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한국농업정책학회가 주관한 이번 정책토론회엔 농림수산식품부 장태평 장관을 포함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이사, 김범호 SPC 전무를 포함해 40명이 참석했다.

장태평 장관은 <농림수산식품부 통합성과와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장 장관은 농·어업은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1차 산업의 성격을 벗어나 애완용 동물, 관상용 물고기, 곤충육성 산업까지 범위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곤충산업육성은 관상용이나 연구용을 넘어 친환경 농업에서 화학 비료나 농약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장 장관은 “농업은 IT, BT,NT가 융·복합된 산업으로 제 4의 물결이 될 것”이라며 “여러 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연중인 농림수산식품부 강태평 장관          사진 황세원 기자 one@

 마지막으로 장 장관은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파프리카를 예로 들며, “2007년부터 파프리카를 수출한지 15년 만에 일본시장 점유율의 70~80%를 차지했다”며 “이는 파프리카 품종을 먼저 개발한 네덜란드를 뛰어넘은 것으로 우리나라 농업의 잠재적 경쟁력이 매우 높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무하 한국식품연구원장이 <식품산업의 글로벌 전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식품이 세계적인 화두 중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현재 식품산업의 규모는 계속 증가하는 중이며 세계 식품교역 규모는 2008년 기준 3943억 달러 정도다. 식품산업의 국제 환경은 변화하고 있다. 국제교역이 개방되며 자본이동이 자율화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장은 “인도와 중국을 중심으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2050년엔 인구가 93억 명 정도가 돼 생존에 꼭 필요한 식품수요가 증가하게 될것”이라며 “동시에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기 때문에 큰 시장을 확보할 수 있어 우리나라의 식품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높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연구원장은 소비자는 윤리적으로 생산된 식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은 동물복지법을 제정하고 윤리적인 기준에 따라 동물을 사육하도록 장려한다”며 “소비자들도 동물복지법을 준수해 만든 제품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소비기준의 변화와 다문화 다민족 사회, 환경문제가 글로벌 시장 환경에 영향을 줄 것이라 전망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해외사례를 소개하며 국내 농업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우리나라와 농업환경이 비슷한 네덜란드는 농식품 산업 무역수지가 흑자다. 2008년 기준 우리나라는 202억 달러 적자였지만 네덜란드는 314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와 네덜란드 간 발생한 516억 달러에 대해 근거를 제시했다. 김회장은 “네덜란드의 농업은 글로벌화 되어있고, R&D 교육시스템이 선진화 돼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에서도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 내에서 식품무역의 허브 역할을 한다. 김 회장은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수입한 오렌지를 가공·포장해 유럽에 판매한다”며 네덜란드의 농식품산업의 글로벌화를 소개했다.

이어 김홍국 회장은 네덜란드 농업교육의 주축인 와게닝겐 URC를 예로 들며 R&D교육시스템의 선진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농촌진흥청과 대학이 분리돼 있어 비효율적”이라며 “교육과 연구, 실습기능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면 비용은 3분의 1로 줄고 효과는 20배 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농업정책이 소농가적인 사고를 버리고 기업가적인 사고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농업정책은 가슴으로 하는 따뜻한 정책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농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과감히 경제논리와 시장논리에 따라 개편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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