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에 대안(alternative)이 되는 교육은 있으나 대안교육을 위한 제도는 미비해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선택권이 제한 받고 있다.

대안학교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 주입식 입시교육을 탈피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해 개인이 설립한 학교로서 해마다 전국단위로 학생을 모집해 설립이념에 맞는 교육을 펼치는 곳을 말한다.

대안학교의 형태는 학교나 사회부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 공교육의 틀에서 벗어난 교육의 두 가지로 구분된다.

전자의 경우 △학교 부적응자 교육 △가출소년을 위한 교육 △탈북자 학생의 사회적응을 돕는 교육 △장애아의 치유 교육을 위한 학교 등이 있다.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후자의 경우 체험위주의 현장교육, 공동체 활동을 중시하며 학급 당 학생수가 20명 내외인 기숙학교 형태를 띄는데 자연과 함께 생활하는 대안학교와 도시형 대안학교 등으로 나뉜다.

현재 대안 교육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국적으로 대안학교의 수 역시 늘어나는 실정이지만 교육기관의 기본적인 권리는 가질 수 없게 돼 있다.

현재 국내 대안학교 중 전국 15개 학교를 제외하고는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지 않아  교육청의 재정적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또한 학생과 교사들이 공적인 교육 네트워크에서 제외돼 의료보험 등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자작업장학교’의 인문 사회분야 교사 이숙인 씨는 “수업을 위해 국회도서관등을 방문하고 싶어도 허가가 나지 않고 학생들은 학생할인혜택조차 받지 못한다”며 차별받는 현실을 설명했다.

이처럼 공적 네트워크에서 제외된 비인가 대안학교의 교육이 학교마다 교육의 틀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인가 대안학교의 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학교의 특성이 명확하게 교육되지 않을 경우에 탈 교육이라는 생각을 갖기 때문에 교육에 있어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며 “학교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는 앞으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육청에서 인가를 받을 경우 일반학교의 기본교과과정을 따라야 하는 등 교육의 자율성에 침해를 받아 설립이념에 따른 교육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 일반 학교와 같이 다량의 공문이 발송돼 교사의 업무부담이 과중해져 교육에만 전념할 수 없다는 것이 대안학교 교사들의 지적이다.

간디학교 양희창 교장은 “최소한의 규제를 갖춘 제도와 대안학교를 위한 새로운 법이 제정 될 때까지 인가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대학진학에 있어서도 대안학교 학생들의 어려움은 크다. 오는 2004년 대학모집안에서 대안학교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학교는 △서울여대 △한신대 △건양대 △나사렛대 △성공회대 뿐으로 대안교육을 받은 학생들을 위한 대학 입시제도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학생수가 적기 때문에 내신이 상대적으로 안좋기 때문에  대학 진학 시 일반 고등학교에 비해 불리하다. 더욱이 인가를 받지 못한 대안학교의 경우 학력인증이 되지 않아서 대학진학 시 검정고시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까지 존재하기도 한다.

한편 지난해부터 중학교 의무교육이 실시돼 자퇴가 불가능해지면서 대안학교 입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또 다른 장애에 부딪쳤다. 일반 학생들이 대안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취학면제나 유예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취학유예 허가를 받기 위해 성적 부진 등의 허위 사유를 대거나, 무단결석 등의 편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대안교육을 받더라도 졸업장은 배정됐던 학교에서 정원 외 관리대상으로서 취득해야 하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도 벌어지곤 한다.
대안교육연대 진형우(기획사무국 부장)씨는 “정부는 교육제도를 입시제도 변경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외국의 경우처럼 홈 스쿨링을 허용하는 등 교육 선택권에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대안학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으나 대책안의 기본 골격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공교육의 특성상 급하게 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며 대안 교육의 소프트웨어를 일반고등학교에 넣는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대안학교는 우리나라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때문에 단지 공교육을 대신해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임시방편이 돼서는 안될 것이다.

대안교육이 공교육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교육분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대안교육에 뜻을 둔 좋은 설립자와 교사들이 많아져야 한다. 덧붙여  대안 교육을 인정하고 이를 배워나가는 공교육의 보다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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