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을 위해 자세를 취해 준 최원영(보과대 식품영양 06)씨/사진-김다혜 기자 cookie@
서예와 서양화를 배우며 외면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내면의 아름다움을 쌓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홍보관 1층 한켠에서 그림을 그리고 차분히 서예를 하는 학생들이 모인 서화회 동아리방을 찾았다.

동아리방에 들어서자 이젤 위에 놓인 그림과 줄에 걸린 서예 작품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미술 대학이 없는 본교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서예를 하려고 해도 마땅히 붓을 들 공간이 없다. 서화회는 서예와 그림을 그리고 싶은 사람들 누구에게나 좋은 아틀리에를 제공한다.

기자는 서화회 활동을 체험해 보고자 서화회 입회서를 작성한 뒤 명예회원으로 서예를 연습할 기회를 얻었다. 가장 먼저 배운 것은 붓을 잡는 법이었다. 붓을 잡는 법부터 만만치 않았다. 팔꿈치가 책상에 닿지 않아야 한다는데 쉽지 않았다. 계속 같은 동작을 반복하다보니 팔이 아파 붓이 눕고 팔꿈치가 점점 책상에 닿았다. 선생님을 자처한 서화회 회원 김보연(문과대 국문09) 씨는 “한 번에 끝까지 그으려 하지 말고 세 번으로 나눠 긋는다는 느낌으로 선을 그리면 된다”고 조언을 했다. 세 번에 나눠 그리니 선이 덜 휘어졌지만 잠깐씩 멈춘 붓자리엔 먹물이 동그랗게 번졌다. 붓이 먹물을 너무 많이 머금어 그렇다며 벼루에 붓을 몇 번 가다듬고 다시 선을 그으니 제법 자연스러운 선이 나왔다. 서화회는 가족적인 분위기의 동아리다. 혼자 조용히 자신의 그림만 그리고 가버리는 게 아니라 서로의 작품에 대해 조언을 한다. 서화회 회원 이예림(정경대 경제07) 씨는 “처음엔 서예를 하는 곳이라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만 모여 있으면 어쩌나 했었는데 동아리 활동을 하다보니 독특한 사람이 많아서 좋다”고 말했다.

졸업생과 함께 작품활동을 하는 것도 서화회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보여준다. 서화회는 졸업생 모임인 호미회와 정기적인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졸업생들은 일회성의 만남에 그치지 않고 직접 동아리방으로 찾아와 함께 작품활동을 하기도 한다. 서화회 회장 고봉주(사범대 영교06) 씨는 “서화회는 졸업생과의 교류가 활발한 편” 이라며 “62학번 졸업생도 찾아와 재학생을 독려한다”고 말했다.

서화회는 매년 3월 연세대 화우회와 교류미전을 갖고 5월 대동제 기간엔 석탑미전, 11월엔 고대미전을 주로 4·18 기념관에서 개최한다. 1961년부터 시작된 서화회는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 장수 동아리로 수 많은 예술가를 배출했다. 내년엔 서화회 출신의 예술가들과 함께 외부 미술전시관에서 50주년 기념 전시회를 할 예정이다. 붓질과 여백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서화회의 문을 두드려 보는 건 어떨까?

 

▲ '고대정신'에서 'ㅐ'를 잘못 써 '고래정신'처럼 보인다./사진-김다혜기자 coo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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