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동체]교내에 울려퍼지는 목소리의 비밀
[일심동체]교내에 울려퍼지는 목소리의 비밀
  • 정혜윤 기자
  • 승인 2010.10.0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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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세 번, 교내 스피커에선 학생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린다. 교육방송국 KUBS의 학생아나운서들이 그 주인공이다.
보통 KUBS 방송국 아나운서들은 방학동안 하루 7시간씩 아나운서 트레이닝을 받는다. 일반 아나운서 아카데미와 마찬가지로 표준발음법과 아나운서의 정신, 뉴스, DJ, MC 등의 분야에 대한 교육을 받고 실전 연습을 주로 한다. 허일후 아나운서나 최승돈 아나운서 등 KUBS 출신 현직 아나운서가 직접 찾아와 연습을 도와주기도 한다. 아나운서 정국원인 민경민(공과대 건축환경 09) 씨는 “KUBS에서 아나운서 트레이닝을 받은 이후 어디서든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자신 있게 말하게 됐다”고 말했다.
KUBS는 하루 세차례 교내방송을 한다. 방송은 대부분 전날 저녁에 녹음을 하고 아침에는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기자는 아나운서부가 방송과 연출을 모두 담당하는 프로그램인 금요일 ‘정오의 다락방’ 코너 녹음에 도전하기로 했다. 기자는 녹음에 들어가기 전 아나운서들이 받는 발성 트레이닝을 받았다. 평상시 스스로 말하는 것에 자신 있다고 생각했지만 발성 트레이닝을 받으며 아나운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허리를 최대한 구부리고 배에 힘을 줘 소리를 지르는 발성훈련을 하는 중엔 사래가 걸려 중단해야만 했다. 발음 트레이닝도 마찬가지였다. ‘고려대학교’를 ‘고려대악교’로 잘못 발음하고 ‘ㅢ’ 발음조차 정확하게 하지 못했다.
방송을 하기엔 부족한 실력이었지만 힘을 내 스튜디오에 들어갔다. 스튜디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기는 외부와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토크백이다. 진행자와 제작 PD는 토크백을 이용해 소통했다. 스튜디오의 분위기는 엄격했다. 방금 전까지 서로 장난치던 아나운서와 제작PD는 서로에게 존댓말을 사용했다. 강성규 KUBS 아나운서부장은 “서로 고생하는 상황에서 예의를 갖추기 위해 존대말을 쓴다”며 “동기든, 후배든 스튜디오 안에선 모두 존대말을 써야한다”고 말했다.
방송을 위해 방송순서가 적힌 큐시트(Cue-Sheet)와 방송원고를 받았다. 볼륨테스트가 끝난후 PD의 큐 사인과 함께 방송중(ON AIR)이라는 빨간 불이 들어왔다. 기자가 인트로를 채 읽기도 전 아나운서 부장의 혹독한 질책이 이어졌다. 책을 읽는 것 같이 방송을 한 것이 문제였다. ‘읽는 게 아니라 말해야 한다’는 부장의 따가운 충고를 깊이 새기고 다시 한 번 도전했다. 그러나 곧 ‘경고’를 받았다. 방송 중이라는 불이 들어온 걸 보지 못해 3초 이상 아무 멘트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방송은 순간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KUBS는 ‘징계’규칙이 있다. 자신 차례에 모니터링을 하지 않았거나, 방송 중 실수를 하면 경고를 받는다. 그리고 경고가 5개 쌓이면 실수에 대해 책임을 묻는 임원회의가 열린다. 만약 기자의 체험이 실제 방송녹음이었다면 즉시 임원회의가 열렸을지도 모른다. 강성규 KUBS 아나운서부장은 “아나운서는 아주 작은 실수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학생들이 방송을 들을 때는 크게 느껴진다”며 “방송 중에서는 침 삼키는 소리나 다리를 떠는 소리까지 모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국 내 국원들은 노력에 비해 학우들의 반응이 없을 때가 가장 속상하다고 한다. 이석진 KUBS 방송국장은 “아마추어지만 고대 안에서는 프로”라며 “학우들에게 자신있게 선보일 수 있는 방송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테니 사랑스럽게 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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