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훼손뿐만 아니라 도서 분실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본교 도서관에서 대출한 도서를 분실하면 ‘도서관 자료이용 규정-자료변상 시행세칙5-0-3’에 따라 동일도서 혹은 대등도서로 반납하거나 금전으로 변상해야 한다. 동일도서는 분실도서과 같은 도서이고 대등도서는 사서의 검증을 거친 후 유사하다고 인정된 도서를 말한다. 금전변상은 책 가격을 그대로 받거나, 오래된 고서 등 희귀도서는 인상분을 더해서 받는다.
지난 한 학기동안 분실로 인해 변상된 도서는 총 529권이다. 이는 2008년 총 분실도서 655권과 2009년 총 분실도서 602권을 비교해 상당히 증가한 수치다. 중앙도서관 학술정보열람부 우영심 주임은 “최근 도서 분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최대한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분실건을 처리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분실도서가 늘어난다면 규정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분실도서를 관리하는 학술정보원은 분실도서를 대부분 동일도서나 대등도서로 변상받고 있다. 학생들이 금전으로 변상할 경우 변상금이 교내 재무부로 들어가 분실한 도서를 즉시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영심 주임는 “새로운 도서구입예산을 받는데 시일이 걸려 도서로 변상받는 것이 전체 도서관 이용자에게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대등도서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분실도서가 정확히 대체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토박이·하>가 <오만과 편견>으로, <신한국의 정책과제>가 <한국지방행정학>으로, <여자의 대화법은 남다르다>가 <안녕하세요 김주하 입니다>로, <연금술사>가 <비뢰도>로 대처되는 등 작가와 내용이 전혀 다른 책이 대등도서로 둔갑하는 경우가 많다. 학술정보열람부 주태훈 과장은 “대등도서를 받을 때 우선적으로 원본과 내용과 주제가 가장 흡사한지 검토해서 선정한다”며 “소설은 동일 작가의 작품까지 받고 있는데 간혹 동일 작가가 아니더라도 작품내의 시대상황이나 소재가 비슷한 책은 검토 후 대등도서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학생들이 대등도서로 변상하는 시스템을 악용하기도 한다.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책을 빌려 분실신고를 한뒤 대등도서를 가져오는 것이다. 우영심 주임는 “한 학생이 시중에서 구하기도 어렵고 중요한 전문통계자료도서를 잃어버렸다고 해서 인상분을 높게 측정했더니 다음날 책을 가져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은 대등도서를 도서관에서 선정하거나 대등도서를 아예 받지 않는 곳도 있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은 서고에 이미 보유중인 책을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대등도서 선정은 도서관에서 한다.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은 동일도서가 없을 경우에만 금전보상을 실시하고 있으며 도서가격에 인상분을 더해서 변상 금액을 측정한다. 서강대학교 중앙도서관도 대등도서를 받지 않는다. 서강대학교 도서관 관계자는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분실도서 10권중 한 두권만 동일도서으로 가져온다”며 “구하기 힘든 책일 경우 현금을 내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분실이유는 가지각색이지만 이용자의 부주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본교는 안암캠퍼스와 세종캠퍼스의 소장 도서수를 합하면 272만2671권으로 국내대학에서 두 번째로 많은 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에는 시중에서 찾지 못하는 오래된 고서나 전문적인 도서도 많다. 주태훈 과장은 “본교가 확보한 상당한 장서를 지키는 것은 분실을 막기 위한 제도와 절차가 아닌 공공도서를 사용하는 개인의 에티켓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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