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 우리나라보다 앞서 공교육의 문제를 인식하고 대안교육을 시작했으며 이들은 현재 우리 대안학교의 모델이 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960년대에  교내폭력  결석  중퇴 등 초·중등교육에 많은 문제가 나타나  자유학교  개방학교  벽 없는 학교 등에서 학교교육 개선을 시도하는 대안교육을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미국, 네덜란드 등 전 세계에서 640여 개의 대안학교가 운영되고 있으며 그 중 명문학교로 인정받는 학교도 적지 않다.

미국의 메트(MET·Metropolitan Regional Career and Technical Center)스쿨은 지난 1996년 로드 아일랜드 주교육청과 민간교육자들이 함께 문을 연 대안 공립학교로서 공교육 개혁의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 학교는 청소년들의 지적 능력과 인성을 위한 새로운 학습모델을 연구하는 비영리 교육센터인‘빅픽처 컴퍼니(bigpicture.org)’에서 개발한‘맞춤 학습’과‘인턴십을 통한 학습’교과 과정을 적용했다.
 
맞춤학습은 8명의 교사가 각각 14명의 학생을 책임져‘한번에 한 아이씩(One Kid at a Time)’이란 교육철학을 구현하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또한 인턴십을 통한 학습은 학생이 자신의 관심분야에 종사하는 어른과의 일대일 체험을 통해 스스로 학습목표를 세우고 실천해 나가는 것을 일컫는다. 이는 단순한 직업교육이 아니라 학생이 훗날 사회에서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정신을 기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서울시 대안교육센터의 정현선 교사는“메트 스쿨은 공공성이 강하면서도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지식을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며 학생 중심 교육을 실천한다”고 설명한다.

학생들에 대한 평가는 매 학기말‘전시회’라는 이름의 공개 프리젠테이션으로 이뤄진다. 이 자리에는 교사와 학부모, 또래 친구들이 참여해 학습과정에 대한 이해나 앞으로의 활용방법 등에 대한 질문을 한다. 또한 학생들에게 한 학기동안 배운 내용과 이를 증명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도록 해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학습을 유도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이 결과에 대해 교사는 학생에 대한 평가서를 작성하며 여기에는 다음 학기에 아이가 할 일에 대한 제안도 담겨진다.

메트 스쿨 입학생은 대부분 사회적 위치가 낮은 계층의 학생들이지만 졸업생의 90%이상이 대학에 진학한다. 그 중에는 하버드대, 브라운대 등 명문대 입학생도 있을 정도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힘입어 메트 스쿨은 빠른 속도로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독일에서는 지난 1919년 교육의 커리큘럼과 형식이 일정하게 사회의 제약을 받고 있을 때, 모든 사회 계층의 학생들을 위해 자유로운 일반 교육을 추구하는‘발도르프 학교(Waidorfschule)’가 문을 열었다. 학교는 8학급과 256명의 학생들로 시작했다.
 
이 학교는 보통 사립학교에서 추구하는 사회적 야심이나 신앙에 대한 관심이 아닌 스스로 학습하기를 좋아하고 사랑과 동정심 있는 사람을 창조하는 교육을 중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학습과 경쟁을 강요하는 시험, 석차가 아닌 하루하루의 행동과 참여가 성장의 척도가 된다.
 
지난 1919년에 설립된 이후 현재 독일에만 6만 명 이상의 학생이 약 125개의 발도르프 학교에 다니고 있으며 전 세계 국가에는 6백 개의 학교가 확산되는 등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1921년에 설립된 영국의‘섬머힐 학교’에서는 학생의 공부와 생활에 대해 교사나 어른이 간섭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의 불안감과 경쟁심은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해서 무의식 속에 내재하게 된다. 그러한 인간은 결코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허용함으로써‘행복하게 살아가도록’하는 것이다.
 
어른들의 모든 간섭이나 지도는 로봇 세대를 만들어낼 뿐이라며 학생들 각자가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삶의 방식을 선택하여 살아갈 수 있게 하고 있다. 부모나 교사들은 학생들이 이를 결정하는데 의견을 제시하고 의논할 수는 있지만 궁극적인 결정권리와 책임은 아이들이게 있다고 주장한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동안 뿐만 아니라 졸업한 후에도 행복한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이 학교의 교육목표이다.

이러한 해외 여러 나라의 사례를 통해 우리도 대안학교의 교육 내용과 방법에 대한 여러 가지 새로운 대안 모색이 가능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비판적인 교육방식의 수용이 아니라 우리의 사회와 학교 현실에 맞는 방식으로 수용하고, 문제점은 개선해 나가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