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정경대학생회 선거가 무산됐다. 출마한 후보가 한 명이었는데 대리시험 의혹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의혹은 지난해 11월 후보자가 같은 반 학생에게 대리시험을 부탁했다는 것이었다. 이는 투표일을 앞두고 고파스에서 논란이 됐다.

이에 앞서 16일 정경대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자 공청회를 열렸다. 하지만 관련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공청회에서 후보자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 단과대 공청회의 실효성이 인터넷 커뮤니티보다 떨어진 것일까? 이번 선거철에 후보자 공청회를 연 단과대는 두 곳에 불과했다. 의미 없는 논의만 오간다는 이유로 공청회를 열지 않거나, 심지어 회칙 상에서 없애는 단과대가 생기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청회의 의미는 명확하다. ‘공청회’는 대표기구의 의사결정과정에 일반인을 참여시켜 의견을 듣는 제도다. 물론 학생들 사이의 공청회라 이와 조금 다를 수 있겠지만 일반인의 참여를 보장하는 게 목적임은 동일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발 학생사회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는 학생 대표자들이 단지, ‘실효성이 없을 것 같다’는 이유로 공청회를 열지 않은 것은 매우 놀랄만한 일이다. 이러저러한 핑계를 대는 대표자들에게 ‘그렇다면 왜 제도를 보완하거나 학생들의 참여를 위한 다른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느냐’고 묻고 싶다.

이번 사건으로 정신을 차려야 하는 건 정경대가 아니다. 생각 없이 있다가 이번 사건을 접하고 ‘아.. 공청회가 필요할까?’라고 의문을 가지게 된 그 단과대들이야말로 정신을 차리고 이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학생사회가 진정으로 살아나길 바란다면, 그리고 그 가능성에 아직 믿음이 있다면 학생사회에 존재하는 미흡한 점들을 ‘버리기’보다는 ‘고치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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