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그리드를 도입하는 배경은 크게 3가지다. 먼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009년 11월 녹색성장위원회에서 우리나라는 온실가스를 2020년까지 배출 전망치(Bussiness As Usual, BAU) 대비 30%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온실가스 기준 목표 달성을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 인프라 구축이 시급해졌다.

스마트 그리드는 에너지 효율 향상에도 기여한다. 스마트 그리드가 구축되면 전력 수요의 분산과 제어가 가능해져 에너지 이용 효율이 향상된다. 실시간으로 각 전력망의 정보를 받아는 스마트 그리드 통합센터에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스마트 그리드에서는 전력 설비 고장을 예측하고 이를 사전에 정비할 수 있어 정전 범위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산업은 물론, 통신·가전·건설·자동차·에너지 등 산업 전반과 연계되어 신성장 동력 창출에도 필요하다. 세계 에너지 전망(World Energy Outlook)에선 2030년까지 전 세계 전력 설비를 신설 혹은 교체하는 과정에서 약 10조 달러 규모의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2009년 미국에서 스마트 그리드에 의해 창출되고 변형된 일자리가 약 15만에 이른다.

스마트 그리드의 이러한 이점을 살리기 위해선 몇 가지 과제를 풀어야 한다. 특히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그리드는 상용화 이후 해킹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본교에선 이런 위험에 대비해 지난해 10월 스마트 그리드 보안 연구센터를 열었다. 센터엔 본교를 비롯해 서울대와 포항공대 등 5개 대학과 나우콤, 삼성전자, KT 등 10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했다. 이곳에서는 △전력망 보안 취약점 분석 및 사전진단 자동화 도구 개발 △발전·송전·배전 네트워크 사이버 공격 및 이상 탐지기술 개발 △스마트 가전제품을 위한 인증체계 및 암호화 기술 개발 △고객 사생활 보호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연구하고 있다. 센터에 참여하는 정보보호대학원 홍석희 교수는 “스마트 그리드 보안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로 기존의 보안 기술을 스마트 그리드에 적용하는 단계”라며 “사업자 입장에서 정확히 과금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가전제품 교체 문제도 있다. 스마트 그리드가 도입되면 기존의 가전제품에도 데이터를 교환할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는 기존의 제품이 통신 기능을 갖도록 하는 기술 개발이 진행중이다. 한국전력공사 스마트그리드 추진실은 “최근 나오는 스마트 가전기기들은 통신모듈과 CPU가 내장되어 외부의 제어장치와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다”며 “기존에 보급된 기기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간단히 스마트 소켓(콘센트)을 기존 가전기기와 연결시켜 가전기기를 통제하거나 가동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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