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눈발이 날렸습니다. 3월에 웬 눈인가 싶기도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난해에도, 그 전해에도 3월에 눈이 내렸습니다. 예전에는 주위에서 지구가 망하는 것 아니냐며 호들갑 떠는 목소리라도 들렸지만, 요즘은 잠잠합니다.

얼마 전, 한 일간지는 KTX 천성산 터널 근처에 도롱뇽이 서식한다면서 터널 건축 당시 이를 강력하게 반대했던 환경운동가들을 비판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지구온난화가 특정 세력의 정치적 도구라는 음모론까지 눈에 띕니다.

환경을 지켜야 하는 것 같긴 한데, 이런 정보를 접하면 해서 욕먹느니 안 하는 게 편하고 귀찮음에 대한 변명거리도 생기는 것 같습니다. 4대강, 구제역 등의 이슈를 봐도 ‘아, 그런가보다’ 이상의 감흥을 얻지는 못합니다.
현안을 떠나 우리의 일상은 어떤가요?

전등이나 컴퓨터를 계속 켜두고, 플라스틱 병에 든 생수를 사 마시고, 냅킨을 뽑아 쓰고,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아오고, 일회용 컵 담긴 커피를 마시고... 뒤처리는 미화노동자 분들께 던져버립니다.

환경이 가장 큰 적은 ‘편리함’이라는 가치로 일상적으로 낭비하는 자원일지도 모릅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은 무서운 속담입니다. 이는 비단 개인뿐만 아니라 세대와 세대 사이에 해당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좋은 정책만으로는 환경을 지키기 힘듭니다. 후대에게 어떤 자연을 물려줄까 고민하기 전에 어떤 습관을 물려줄까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고대신문에서 환경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대학이 얼마나 환경적인가에서 시작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해보았습니다. 대학 환경의 근간이 되어주시는 미화노동자 분들도 만났습니다. 또한 이번 주부터 학교 근처 카페 20여 곳과 함께 텀블러 사용 켐페인, <환경을 마시다>를 진행합니다. 고대생의 일상에 작은 변화가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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