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 대학생 시절(89학번)에는 핸드폰이 없었다. 컴퓨터로 문서작업은 했지만, e-mail이나 클럽, 카페, 메신저 등은 아예 존재치 않은 소통도구였다. 소셜미디어라고 불리는 블로그나 SNS(Social Network Service)등의 등장은 그 누구도 예견치 못한 것이었다. 세상과의 소통은 민주광장에서의 집회를 통해서였고, 서울도심 가두투쟁이 친구를 만들어주었고, 사회의 동작원리를 깨닫게 하는 중요한 소통의 장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TGIF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TGI 프라이데이 이야기가 아니다. Twitter, Google, Iphone, Facebook를 말하는 것이다.

140자 트위터는 ‘트인 터’이다. 소설가 이외수 옵파(@oisoo)는 “가끔 트위터를 ‘트집터’로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지요. 푸헐”하고 따끔한 어록을 남기셨지만, 트위터는 통제와 훈계를 거부하며 자발적인 질서를 만들어가는 개인미디어이기도 하고 집단창작과 집단지성이 넘실거리는 열린 터전(플랫폼)이다.

트위터는 ‘지금 뭐하고 계세요?’하고 묻고, 페이스북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하고 묻는다. Facebook은 ‘얼숲’이라고도 한다. 트위터가 즉각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선동력이 있다고 한다면 페이스북은 사고와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좀 더 진지한 네트워크라 할 수 있다. 트위터에서의 이야기는 RT를 타고 사방으로 흘러나가고, 미투데이의 이야기는 사방에서 한곳으로 모인다. 트위터가 주로 서로 모르는 사이들의 팔로윙(following) 네트워크라 하면, 페이스북은 서로 알고 있는 사람들과 지인들을 무섭게 연결해주는 최강의 인맥네트워크이다.

구글은 원래 'googol'이라고 할려다 o와 l을 잘못 써서 탄생한 회사로 태생 자체가 창조적이다. googol은 10의 100승을 의미하는 것으로 그만큼 풍부한 정보의 세계이다. 전 세계를 구글화(googled)하고 있다. 유튜브, 안드로이드에 이어 구글로고가 새겨진 인터넷TV를 보게 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책을 지식아카이브에 담겠다고 선언한 구글은 디지털 혁명을 이끌고 있다.

애플의 iphone 역시 혁명이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스마트폰 세상을 만들었다. SK나 KT 등 망사업자중심의 통신시장을 스마트한 단말기와 어플이 지배하는 시장질서를 창조하였다. 아이폰은 가상세계를 발전시킨 것이 아니라 현실을 증강시켜 놓았다.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기술은 휴대폰 카메라로 건물을 비추면 건물정보를 알려주고, 내 주변에서 트위터를 하거나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들을 휴대폰에 실시간으로 비추어주고 그 사람들과 즉석에서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 GPS와 자이로스코프 센서 등 내장된 센서와 이에 기반하여 개발된 수많은 앱(application)이 펼칠 세상은 그야말로 ‘아이폰으로 안되는 게 없는’ 세상이 될 것이다.

TGIF가 Social化된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요즘은 사회적 기업, 사회적 경제, 사회 복지, 사회관계망, 소셜미디어 등 이른바 ‘Social이 뜨는 시대'이다. socialize라는 단어의 뜻도 ‘사회화, 국유화’라는 뜻과 더불어 ‘소통하다’, ‘주변의 의견을 수집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다’라는 뜻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Connectedness)되고 개방(Openness)된 소셜미디어시대에 학생사회를 이해하는 방법과 그들의 사회참여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너무 개인화되어 있다라고 나무랄 일도 아니다. 개별화되고 폐쇄된 구시대의 잣대로 현 학생사회를 판단하거나 이해하려 해서는 안된다.

얼마전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대학당국과 총학생회의 처신은, 사회연대와 사회정의를 무시한, 대학의 폐쇄되고 이기적인 모습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SNS로 인해 그 실상이 낱낱이 공개되었고,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연대를 통한 문제해결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또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대학생들을 비롯한 20대 청년들은 SNS를 통해 사회적 참여운동으로서 가히 놀랄만한 투표율과 무소불위 정권에 따끔한 청년의 힘을 보여주었다. 

평균 4명만 거치면 어떠한 사용자와도 소통이 가능한 SNS는 일방적 소통이 아닌 관계맺기와 상호작용을 가르치는 훌륭한 민주주의 체험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기에, 대학은 폐쇄망이 아닌 개방된 SNS를 지향해야 한다. 또한 대학생은 개인적 만족과 관심과 참여를 통한 사회적 영향력을 통합시켜나가며 창조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Digital Influencer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쌓아야 할 진정한 스펙은 SPEC(Socialize+Participation+Empathy+Connectedness)이다.

허영 전 안암총학생회장
일촌공동체 강원본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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