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이면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지 1백일을 맞이한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결과가 나올 때 터졌던 지지자들의 함성과 대통령 취임을 보면서 품었던 국민들의 기대는 조금씩 사그러든 것처럼 보인다.

노무현 정부의 지지율은 급전직하이고,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의혹과 정치권의 난맥상은 계속되고, 정부당국은 정책수행능력과 갈등조정능력이 사라진 듯한 모습이다. 탈권위와 투명한 국정운영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는 했지만 의욕은 넘치지만 능력이 부족한 정권은 혼돈과 시행착오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의 개시 시기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국제적으로 미국의 이라크 침공, 북핵과 한미공조를 둘러싼 한반도의 긴장, 세계적인 경제불황, 사스 충격에 국내에서는 기득권 세력과의 갈등, 대북송금특검, 경기침체, 각종 사회적이해의 분출 등으로 힘겨운 출발이었다. 국민들도 이같은 사실을 이해하지만 혼란한 국정수행과 대통령의 거친 화법이 맞물리는 혼란상에 실망과 불안을 감추지 못한다.

노무현 정부는 1백일 지나면서 취임초에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국가비전을 명확히 밝혀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의욕을 복돋워야 한다. 그리고, 국정수행역량을 재조정해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더 높은 수준의 개혁요구사이에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일관성있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부패하고 식상한 기존 정치권에 대한 심판이자 개혁과 진보의 추진자로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임기말 성공한 대통령이라는 평가는 단지 개인의 영광에 머물지 않고, 도약의 단계에서 맴도는 우리나라의 진일보를 의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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