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는 편집실에서 창간기념으로 문예공모를 진행하는 일을 맡았다. 그래서, 행사진행과 지면구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5년간의 문예공모 면을 열심히 흝었다. 그러면서, 매년 비슷하게 눈에 띄는 심사평을 보았다. 지원자의 감소에 비친 수준하락. 2011년 고대신문 문예공모전도 그 추세를 이어갔다. 시․소설 분야를 합쳐 50여 명이 참여했고 시는 우수상을 뽑지도 못했다. 참여 저조도 문제지만, 심사위원께 갖다드리기도 민망하다 싶은 작품도 있었다.

작품 심사를 해주시는 교수님들을 찾아가 문예공모를 계속 해야 할지 조심스레 묻기까지 했다. 지금 우리 대학 내에는 문학에는 관심이 없다고 여겨졌고, 문학은 대학 내에서 더 이상 살아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두려움에 빠지기도 했다.

지난 금요일, 취재를 위해 ‘청춘 그것은 시’ 라는 심포지움을 찾았다. 그닥 재미있지는 않을 것이라 미리 단정지었다. 현장에서 사진기를 들고 사진촬영을 시작했다. 사진을 찍을 순간을 노리기 위해 시를 읽는 목소리에 집중했다. 시를 한 편 두 편 듣자 마음의 울림과 같은 감동이 느껴졌다. 한마디 한마디가 충격으로 다가왔고 가슴 밑바닥을 흔드는 표현에 감탄했다. ‘저녁은 모든 희망을’이라는 작품을 전은영 시인이 읽는 것을 듣고 무한감동에 빠졌다. 취재 후 편집실에 돌아와 주위 기자들에게 시를 읽어보라고 종알거리기 까지 했다.

솔직히 과제용 논문과 학술서적에 치여 ‘생각하게 하는’ 텍스트가 지긋지긋했다. 게다가 고등학교 때 작품의 감동의 느끼기도 전에 회를 치듯이 샅샅이 분석했던 경험 때문에 문학이 부담스러웠다. 단순히 잠시 웃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좋았다. 손에서 소설을 놓은 지가 6개월이 넘었고 시집은 마지막으로 잡은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문학을 생산하는 것 뿐만 아니라 수용하는 것에도 야박하다. 문학은 그냥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꿈을 꾸고 야망을 품은 대학생도 멋지다. 하지만 진정 대학생이라면 감동을 전하고 느껴야 한다. 문학에 빠진 대학생이야 말로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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