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연광 기자 kyk@kunews.ac.kr
처음 본 미용사에게 속 얘기를 모두 털어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경험이 있는가. 아무래도 주변 사람에게 고민을 터놓으려면 ‘혹시라도 이 사람이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미용사는 다르다. 미용사가 나를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건 말건 무슨 상관인가. 때문에 미용실은 온갖 사생활 이야기의 집합소가 된다. 미용실 같은 상담소를 표방하는 또래 상담사 양성 동아리 KUPH를 만났다.

KUPH는 올해 만들어진 신생동아리다. 1학기에 Academic English 교수들이 개최한 ‘또래상담 워크샵’에서 만난 학생 7명이 동아리를 만들었다. 본격적인 활동은 교수학습개발원에서 지원하는 CCP(Creative Challenger Program) 프로그램에 합격한 뒤 시작했다. 7월 24일 개최되는 ‘에니어그램&비폭력대화 워크샵’이 이들의 첫 공식활동이다. 워크샵은 성격유형테스트인 에니어그램 검사를 해보고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문강사의 비폭력대화법 강연을 통해 올바른 커뮤니케이션 방법도 전달할 예정이다. 황세진(경영대 경영07) 씨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서로 비슷한 고민을 갖고 살지만 속으로만 앓다보면 자기만 비정상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며 “KUPH는 그런 사람들이 고민을 털어놓고 공유하는 창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이들도 아마추어 상담가여서 전문적인 상담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영진(정경대 정외07) 씨는 KUPH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꼽는다. “심리적으로 위험한 상태에 놓인 학생을 전문가에게 연결해 주는 것도 저희들의 역할이에요. 상담을 하다보면 위험한 단계에 있는 학생들을 알아볼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누군가 ‘죽고싶다’고 말했을 때 그것이 지나가는 말인지 정말 심각한 고민인지 구분하게 되죠”

KUPH는 워크샵 이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학생들의 고민을 상담해 주는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소소한 상담요청도 괜찮아요. 공강 시간에 밥 먹을 사람이 없어서 고민이라면 저희가 같이 먹어줄 수도 있어요”  직접 워크샵의 강연을 진행하고 싶은 소망도 있다. “워크샵을 진행할 때 마다 외부 인사를 초청할 수는 없잖아요. 때문에 전문 상담자격증 취득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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