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과 함께 산에 가서 보니, 북한산이 오르는 길마다 새롭게 다가오더라구요” 박상수(문과대 사학과) 교수와 함께 북한산 산행을 다녀온 강창현(문과대 사학09) 씨의 말이다. 몇 년 째 제자들과 산행을 즐기는 박상수 교수를 만나 산행의 매력을 들어봤다.

-학생들과 산에 다니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산행은 전공지도 제도를 유연하게 생각해 본 것이다. 2008년부터 학생들과 함께 산에 다니기 시작했다. 올해도 학생들과 서너 번 산행을 다녀왔다. 주말에 학생들과 함께 산에 오르면서 교수와 제자 사이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다. 최고봉 중 하나인 백운대에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면 북한산 성곽이 한 눈에 보인다. 그걸 바라보며 학생들과 얘기하다보면 교수와 제자 사이가 한층 두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산행을 끝내고 학생들과 함께 막걸리도 한 잔 걸치면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북한산에 자주 간다던데
“학교와 북한산은 정말 가깝다. 도심과 가까운 북한산은 도시의 사람들에게 ‘여가’를 제공하는 휴식처가 돼주는 산이다. 북한산이 얼마나 접근성이 용이한지를 생각해보면 그 의미가 잘 다가올 것이다. 북한산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지금 북한산이 휴식처가 돼준다면 과거에는 수도를 방어하는 ‘보호’의 의미가 강한 산이었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사라졌지만, 수도의 피난처 행궁이 지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북한산에는 성곽도 있다. 2000년대 초에는 산에 오르면 무너진 성곽이 방치돼 있었다. 지금은 성곽 복원이 잘 돼 있어서 더욱 운치가 있다”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코스는
“짧고 험난한 코스 보단 조금 길지만 완만한 코스를 추천하고 싶다. 국민대 입구에서 형제봉-대성문-대동문-동장대를 지나 백운대 정상에 올라 도선사로 내려오는 코스다. 이 코스는 평균 5시간 정도 걸리는데 완만하지만 오르는 동안 주변 풍경이 좋아 산행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젊은 나이에 이 정도 코스는 다녀올 만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명의 학생들과 산행을 하면 어려운 점은 없나
“올해 학생들과 북한산 행궁지를 둘러보고 오는 산행을 갔었는데 여학생 2명이 체력이 부족해 행궁지 바로 앞에서 돌아왔던 적이 있다. 산행은 정상을 오르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르는 것만큼이나 내려가는 과정도 중요하다. 산행이라고 해서 체력 분배 없이 무작정 정상을 향해 기진맥진할 정도로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즐거운 산행을 위해서는 올라가고 내려갈 때 체력 분배를 잘해야 한다”

-산행 초보에게 알려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마음을 가볍게 하는 것이 첫 번째다. 등산복을 완벽히 갖출 필요는 없지만, 등산화는 꼭 신고 가기 바란다. 등산화라고해서 거창하거나 고기능일 필요 없다. 북한산은 바위산이라 미끄러운 구간이 많아 등산화가 필수적이다. 그 다음은 누구나 강조하듯 충분한 물을 챙겨야 하는데 적어도 1리터는 준비하는 것이 좋다. 코스에 따라 다르겠지만, 요기할 음식도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김밥 2줄이 딱이다”

-산행의 매력은 무엇인가
“취업과 학점에 시달리는 대학생들에게 잠깐의 휴식을 주는 산이 학교 가까이에 있다는 것은 참 행운이다. 게다가 그 산이 북한산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다. 산의 매력은 거창하지 않다. 사실 나는 봄 산행을 제일 좋아한다. 봄에 산에 오르면 매주 그 풍경이 확연히 다르다. 처음엔 연한 초록빛이었다가 점차 진해지는 모양새가 선명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사계절의 산은 저마다의 매력을 뽐낸다. 이제 곧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지 않나. 날씨 좋은 가을날 학생들이 ‘산’을 직접 느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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