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한 번 울고, 주거환경에 두 번 운다
돈에 한 번 울고, 주거환경에 두 번 운다
  • 오은정 기자
  • 승인 2012.09.02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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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주거현실
교과부의 ‘지역별 기숙사 수용률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1년 말 기준 4년제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각각 25.9%이었고, 특히 서울의 경우는 14.1%에 그쳤다. 기숙사에 수용되지 못한 지방출신 학생들은 학교 주변의 고시원과 다세대 주택 원룸 및 오피스텔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높은 경제적 비용만이 아니다.

대학생들은 경제적 고비용 외에 △환경소음 △일조량 부족 △불안한 치안 △불량한 주거환경 등의 문제에 직면한다. 높은 비용 부담으로 결국 불량한 주거환경을 감수하는 학생들도 있다. 고시원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지만 평균 6.61㎡(2평)의 크기에 창문이 없고 공동샤워실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3개월 동안 월 20만원의 고시원에 거주했던 김단샘(사범대 수교10) 씨는 방 안에 창문이 없어 햇빛이 들지 않아 답답한 경우가 많았다. 비가 자주 내리는 여름에는 습기가 차 벽 한편에 곰팡이가 피기도 했다. 결국 김단샘 씨는 다시 경기도에서 학교까지의 긴 통학시간을 감수하기로 결정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하숙과 원룸이 밀집돼 있는 골목은 늦은 밤이면 불안한 치안으로 학생들을 괴롭힌다.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만 큰길을 벗어나 방으로 들어가는 골목은 대부분 어두컴컴하다. 정대후문에 살고 있는 이보람(생명대 생명과학11) 씨는 “가로등이 비추는 일부만 밝을 뿐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어두워 무서울 때가 많아 집에 가까워지면 발걸음을 재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축물 사이 좁은 간격도 학생들을 힘들게한다. 건물의 사이가 가깝다보니 창문으로 방 안이 보이는 경우도 있다. 사생활 침해를 막기 위해 창을 작게 만들거나 커텐을 꼭 치고 있어야 하는 방은 일조량 부족 문제도 야기된다. 정대후문에 원룸을 운영하고 있는 한 주인은 “옆 건물이 바로 붙어 있어 방이 훤히 들여다보여 창을 좁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며 “햇빛이 잘 안 들어와 방값을 처음 예상보다 낮췄다”고 말했다.
임대 계약에서 건물주의 횡포도 학생들을 괴롭힌다. 임차인인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 본교 주변에서도 임대기간을 다 채우기 전에 새로운 학생들의 입주가 많아지는 달에는 퇴실을 강요당하는 불리한 계약이 이뤄지기도 한다. 다음 임차인을 구할 때까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학생들이 생활이나 계약에 있어 불이익을 겪을 경우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 대한법률구조공단과 국토부 전․월세지원센터를 통해 필요한 법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서울시청 임대차분쟁조정상담실은 간이분쟁조정제도를 무료로 운영한다. 주택임대차상담실을 이용하면 집주인과 분쟁이 생겼을 때 민사소송까지 가지 않고도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학생들 스스로도 주거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본교 주변 주거와 관련해 정보를 주는 소개해주는 본교 홈페이지(korea.ac.kr)와 학생 커뮤니티인 고파스(koreapas.net)에서는 각종 정보공유와 부동산 직거래가 학생 주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안암동에서 8년 이상 거주한 김대현(이과대 수학과94학번) 씨는 “학교 측과 학생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운영에 참여해 단순한 정보 교환이 아닌 건물주와 분양업자의 담합에 대응할 힘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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